국제 · 시사
[2022. 12] 중국 전역에 '백지 시위' 확산
라마막
2022. 12. 5. 14:00
요새 중국 전역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다시 "1989년 같은" 진압세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번엔 뭔가 다를 것인가가 관심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상황이 크게 다르다.
- 우선 이전엔 '공산당'이라는 한 집단의 문제였으나, 현재는 시진핑 개인이 자신에 대한 개인적 반대 의견을 억누를 능력이 어디까지냐의 문제다. 우선 업적이 전무한 양반이 코로나 사태를 통제한다면서 내세운 조치가 지나치게 억압적이었음. 게다가 사실 이게 '장기집권' 성공에 대한 반대의견을 당분간 막는다고 내린 조치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문제는 '이렇게 억눌렀는데도' 반대의견이 크게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처럼 대충 억압하고 누른다고 눌려지지 않는다는 게 우선 다른 점이다.
사실 코로나 문제에서 시진핑이 점수를 잃은 건 단순히 이번 락다운이 문제가 아니다. 2019년 12월,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땐 '코로나 같은건 중국에 없다'면서 3주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그러다가 감염자가 폭발하자 이번엔 도시 하나를 그대로 잠궈걸고 사람이 죽든말든 방치해 아마추어리즘의 극치를 보여주셨음. 이는 이전까지는 그래도 뭔가 강압적이되 체계적이던 중국정부의 모습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렇게 코로나로 한 번 중국 여론을 누르는데 재미붙인 시진핑은 공산당 회의 전부터 다시 한 번 통제를 강화했는데, 이번엔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SNS에는 시진핑을 비난하는 배너가 걸린 베이징 다리 모습이 돌았고, 그 위에서는 시진핑 퇴진을 외치며 "독재자이자 국가의 배신자"라고까지 외쳤다. 4월에는 상하이에서 락다운 당한 시민이 역시 SNS에서 시진핑을 저주하는 비디오가 올라와 한참 회자되기도 했다.
요즘 외부로 소식이 정확히 나가지 않고 있다만, 중국 내의 코로나 감염자 수가 이전 기록을 깬 폭증세이고, 태풍의 핵은 상하이라고 한다. 거기다가 통제 때문에 화재 진압에 실패해 신장 지역에서 열 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전국적인 추모 시위가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중국 공산당 압박에 대한 상징이 되었으며, 단순히 신장 지역에 대한 락다운 해제를 요구하는게 아니라 중국 전체에 대한 '자유'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시위는 공산당과 시진핑 축출까지 외치는 상황이다.
사실 이 모든 게 시진핑의 장기집권 성공 1개월도 되지 않아 터져나왔다는 게 중요하다. 결국 그가 '장기 집권'을 하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친인민' 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공통의 번영'을 추구한다고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그닥 그의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특히 이번엔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것이 인상적인데, 결국 다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진핑 본인은 코로나 사태를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것을 개인 업적으로 밀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에서 중국 국민 전체를 세계로부터 고립시켰을 뿐 아니라 중국 자체도 서방세계 뿐 아니라 기존 '파트너' 국가들과 차단해버렸다. 심지어 그는 외교정책에선 무리한 확장을 시도해 국경을 댄 거의 모든 국가와 척을 졌고,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해서는 그간 절대 우방이던 러시아, 북한, 시리아까지 우려를 나타냈다. ... 과연 그 끝은 무엇이 될까?
: 지금 중국 전역에서 터지는 시위를 '1989년' 처럼 또 진압하지 않겠냐는 의견들이 보인다만, 그때와 지금은 크게 환경이 다르다. 일단 천안문 사태는 시위대가 베이징 일각에서만 시위를 진행했고, 그걸 천안문 앞으로 몰아넣은 후 전부 '제거'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도시 전역, 그것도 한 곳이 아닌 여러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 중이다. 이걸 몰아넣고 전부 '강제 진압'하다간 오히려 전국단위의 소요사태나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중국이 저런 형태의 조직적 시위를 확산할 경우, 솔직히 공안이 저걸 대응할 능력이 있을까도 의문임. 이름을 잊었으나 한 7~8년 전쯤인가, 광저우 위의 작은 도시 하나가 시위에 들어가 중국 공안과 대치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작은 도시 하나를 몇 개월 이상 진압을 못하더라. 그게 동시에 수십 곳이라고 생각하면 계산이 나오지 않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