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8월 20일, 공산주의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가 NKVD 요원인 라몬 메르카데르(Ramon Mercader, 1913~1978)에게 암살 당했다. 트로츠키는 러시아 내전 중 소련이 승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국제적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는 1929년 신생 소련에서 추방당했다.
트로츠키는 이후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아 다니며 스탈린 정권을 비판하고 스스로 정립한 공산주의 사상인 '트로츠키주의'를 전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멕시코가 망명을 허용하자 그 곳으로 가 정착했다.
비록 그는 다른 대륙으로 옮겨 갔지만, 스탈린은 궐석재판을 진행해 트로츠키에게 반역혐의를 씌웠다. 이 때부터 트로츠키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어졌지만 그는 몇 번인가의 암살 시도를 빠져 나갔다. 결국 스탈린은 충실한 스탈린주의자인 라몬 메르카데르에게 트로츠키 암살 임무를 부여했다. 라몬은 이미 스페인 내전 때에도 트로츠키 일파에게 접근해 그 속으로 잠입했던 경력이 있던 인물이었다.
메르카데르는 곧 트로츠키의 자택에 침입했으며, 그의 뒤로 접근해 아이스 픽으로 그의 뒷통수를 찔러 살해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와 달리 트로츠키는 즉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참동안 엉켜 싸웠으며, 곧 트로츠키의 경호원들이 올라와 메르카데르를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팼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트로츠키는 그를 풀어주었다. 사건이 수습된 뒤 트로츠키는 곧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메르카데르는 살인 혐의를 받고 20년 형을 선고 받았다.
레온 트로츠키의 암살은 스탈린의 경쟁자 숙청 작업의 최후의 방점으로 꼽힌다. 그가 트로츠키를 죽이자 마자 곧 독일이 방공협정을 깨고 소련으로 침공했고, 이후부터 소련과 스탈린은 독일의 침공을 막는데 온 신경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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