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오늘의 역사

사진과 함께 살펴보는 세계 속 이야기

항공사고 13

[1959. 7. 26] 사출 후 폭풍 뇌우 속을 헤치며 살아남은 조종사

1959년 7월 26일, 미 해병대의 윌리엄 랭킨(William Rankin 1920~2009) 중령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구름 속을 F-8 크루세이더(Crusader)로 비행하던 중 고도 47,000피트(약 14.3km)에서 사출해 추락했다. 그는 5분동안 자유낙하를 하다가 고도 약 1만 피트(약 3km)에서 낙하산이 겨우 개방됐다. 이후 그는 35분동안 천둥벼락이 계속 치는 폭풍우 속에서 이리저리 쓸려다녔다. 심지어 이 35분간 엄청난 폭우가 그의 얼굴로 쏟아졌으므로 그는 익사하지 않기 위해 수영하듯 계속 반복적으로 숨을 참았다. 그 과정에서 동상을 입었으며, 급격한 기압 저하 속에서 고통 받았다. 다행히도 그는 구름에서 벗어나면서 울창한 삼림지대로 안착하면서 살아남았다. 그는 훗날 이 날의 경험을 토..

현대사 2023.07.29

[1977. 3. 27] 민항 역사상 최악의 지상 충돌사고

1977년 3월 27일, 민간 항공의 역사를 뒤집은 사상 최악의 지상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다. 네덜란드 국적 항공사인 KLM 왕립 네덜란드 항공 소속 보잉 747기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 북부에 위치한 로스 로데오스 공항(현 테네리페 노르테 공항)에서 이륙을 기다리던 중 관제탑의 지시를 받지 않고 활주로로 나갔다. 왜 해당 747기가 활주로가 비었는지의 여부를 관제탑으로부터 확인받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대로 이륙을 위해 달리던 747기는 착륙 후 아직 활주로에서 나가지 않은 미국의 팬암(Pan Am) 소속 747기의 측면을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사상자만 583명이 발생했다. 심지어 사고를 야기한 KLM 측 항공기는 생존자가 한 명도 없었으며, 팬암 쪽에..

현대사 2023.07.28

[1988. 7. 3] 미 해군 순양함, 이란 민항기를 오인 격추

1988년 7월 3일, 미 해군 함정이 실수로 66명의 아이를 포함한 290명의 승객이 탑승한 여객기를 격추한 뒤 격추지점에서 오열하고 있는 이란 여성의 모습. 이 날 이란 항공 발 655편은 테헤란에서 이륙해 반다르 아바스를 거쳐 두바이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륙 직후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 함(USS Vincennes, CG-49)이 쏜 두 발의 SM-2MR 함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하고 말았다. 이 당시는 아직 이란-이라크 전쟁이 진행 중이었으며, 오인 요격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의견이 분분하다. 미 측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빈센스 함은 레이더에 잡힌 에어버스 여객기를 빈센스로 다가오는 F-14A 톰캣(=알리캣)으로 오인했다고 한다. 당시 이란은 미국이 1970년대에 개발해 팔레비 정..

현대사 2023.07.26

[1991. 7. 10] 사출좌석 고장으로 캐노피에 끼어버린 조종사

1991년 7월 10일, 미 해군의 KA-6D 인트루더(Intruder)에 탑승 중이던 무장수 겸 항법사인 키스 갤러거(Keith Gallagher)대위가 사출좌석 고장으로 일부 사출이 되는 바람에 캐노피에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종사인 마크 베이든(Mark Baden) 대위는 캐노피에 낀 갤러거를 항공기 위에 얹은 상태로 에이브러햄 링컨(USS Abraham Lincoln, CVN-72)함에 무사히 안착했다. 비행 중 갑자기 갤러거의 좌석이 사출되면서 낙하산이 개방됐으나, 이 낙하산은 제대로 펴지지 않고 항공기 수직미익에 감겼다. 그나마 그 덕에(?) 갤러거는 완전히 날라가지 않고 항공기 미익에 걸려있었으며, 낙하산은 항공기의 통제에 영향을 주지 않게 감겨 있었다. 갤러거는 갑작스런 사출 중 돌..

현대사 2023.07.10

[2012] 항공사고시 가장 안전한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B727을 추락시킨 실험

2012년, 멕시코의 과학자들이 의도적으로 보잉(Boeing) 727 여객기를 추락시킨 테스트 장면. 당시 멕시코 연구진은 727이 추락할 때 어느 좌석이 가장 생존성이 높은지 테스트할 목적으로 항공기를 추락시켰다. 이들은 실험을 위해 특별 허가를 받았으며, 항공기를 일부 구간 조종할 조종사 역시 특별한 허가를 거쳐야 했다. 실험 항공기는 2012년 4월 27일 오전에 이륙했으며, 두 명의 조종사와 비행 엔지니어를 포함한 3인이 탑승했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중간 구간까지 비행한 후 낙하산으로 탈출했으며, 기장은 다른 두 사람이 낙하산으로 나간 것을 확인 한 뒤 불과 항공기 추락 3분 전에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이들 세 사람이 나간 빈 항공기는 미 해군 조종사 출신이자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

우주 · 과학 2023.05.16

[1975. 1. 25] 민간 피해를 막기 위해 추락 전투기 탈출을 거부한 동독 조종사

1975년 1월 25일, 동독 브란덴부르크의 콧부스(Cottbus)의 플라텐바우(Plattenbau) 아파트에 MiG-21 한 대가 추락하면서 건물에 충돌했다. 당시 MiG-21은 훈련 비행 중 갑자기 엔진이 정지했으며, 이후 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엔진 컴프레서의 덮개 레버가 제대로 잠기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파악됐다. 조종사인 페터 마코비카(Peter Makowicka, 1942~1975) 소령은 기체가 스톨 상태에 빠지자 기체를 버리고 사출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그는 명령을 거부하고 사출하지 않았다. 항공기의 궤적이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인근 직물공장인 TKC(Textile Combinate Cottbus) 시설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출을 포기한 그는 최대한 항공기를 인근 개활지 쪽..

현대사 2023.05.15

[1944. 12. 15] 미국의 전설적인 트럼본 연주자 글렌 밀러, 위문공연 차 비행 중 실종

1944년 12월 15일, 미국의 전설적인 트럼본 연주자이자 음악가인 글렌 밀러(Alton Glenn Miller, 1904~1944)가 실종됐다. 1904년 미국 아이오와(Iowa) 태생인 글렌 밀러는 밴드 리더로 활약하면서 2차세계대전 세대에게 큰 영감을 준 인물이다. 그는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초까지 인기를 끌었으며, "달빛 세레나데(Moonlight Serenade)"나 "턱시도 정션(Tuxedo Junction)" 같은 히트곡들을 남겼다. 1942년, 그는 미 육군에 입대했으며, 미 육군은 그를 육군 항공대 밴드에 배치했다. 그는 이 곳에서 활동하면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미군 장병이 있는 전세계 각지를 다니며 히트곡들을 연주했다. 그는 의문의 실종이 발생하기 전에도 영국에서 ..

[1983. 8. 31] GPS의 민간 개방을 야기한 대한항공 007편 격추사건

1983년 9월 1일, 소련이 캄차카 반도를 통과하던 대한항공 007편의 격추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기체는 뉴욕 JFK 국제공항을 이륙해 앵커리지를 경유해 서울로 오던 항공편으로, 천병인 기장을 비롯해 승객 240명과 승무원 28명(참고로 한국인 105명/미국인 62명/일본인 28명/대만인 23명/필리핀인 16명/홍콩인 12명/캐나다인 8명/태국 5명/기타 10명)을 탑승시키고 있었다. 당시 투입된 기체는 대한항공사가 1972년부터 운항 중이던 보잉 747-230B형으로 HL7442라는 항공식별부호를 받은 여객기였으며 독일의 콘도르(Condor) 항공사가 운항하던 중고를 도입한 기체였다. 해당 여객기는 1983년 8월 30일, 뉴욕 JFK 국제공항 15번 게이트에서 출발했으며, 원래 출발시각인 미 동부시..

현대사 2023.04.05

[1963. 9. 7]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다 사망한 살신성인의 스튜어디스, 니자 바노트

니자 바노트(Neerja Bhanot)는 1986년 팬암(Pan Am) 73편 납치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탑승한 22세의 승무원이었다. 테러리스트는 항공기를 장악하자마자 인도계 미국인 승객 한 명을 처형한 후 항공기 밖으로 시신을 버렸다. 그 후 이들은 미국인 승객을 확인하기 위해 바노트에게 기내 승객들의 여권을 모두 수거하라고 했다. 하지만 바노트는 여권을 수거한 후 미국 국적자 43명의 여권을 좌석 아래에 숨기거나 쓰레기통에 버린 뒤 나머지 여권만 테러리스트들에게 갖다 주었다. 이들은 17시간 이상 인질로 붙잡혀 있었으며, 대치상태에 지친 테러리스트들은 폭탄을 터트리고 총기 난사를 시작했다. 바노트는 항공기 뒷편 문을 열었지만, 자신이 빠져나가는 대신 승객들이 탈출하도록 유도했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

현대사 2023.02.02

[1962] 라이트닝 F1 추락 중 조종사 탈출 순간을 포착한 사진

1962년, 시험비행 조종사 조지 에어드(George Aird, 1928~)가 잉글리쉬 일렉트릭(English Electric)사의 라이트닝 F1(Lightning F1) 시험비행 중 기체가 수직 추락을 하자 지면 충돌 전에 사출한 것을 트랙터에 탄 이가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은 짐 미드(Jim Mead)라는 사진가가 촬영한 것으로, 조종사가 사출을 당기자 마자 촬영에 성공했다. 사진 속 조종석은 여전히 아래를 향한 채로 사출됐으며, 낙하산도 개방되기 전의 모습이다. 한편 라이트닝 F1은 거의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으며, 조종사와 거리도 멀지 않다. 트랙터를 운전한 이는 폭발음(사출 시 캐노피를 날린 화약음)을 듣고 사고를 인지해 뒤의 사고 장면을 보고 있다. 당시 트랙터에 있던 이는 15세에 불과했던..

현대사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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