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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 6. 9] 시대를 앞서간 휴대용 오토바이, 웰바이크

라마막 2023. 4. 26. 17:01

1943년 6월 9일, 영국 육군 공정부대원이 강하 후 콘테이너에서 접혀있는 엑셀시오르(Exelsior)사의 웰바이크(Welbike)를 펼치고 있는 모습.

- 영국에서 생산한 1인승의 접이식 모터 사이클. 영국 특수작전 집행국(SOE: Special Operations Executive)에서 운용하기 위해 3군 연구국(Inter-Service Research Bureau)에서 개발했다. 투 스트로크 방식에 공랭식 98cc 엔진을 채택했으며, 연료를 뺀 자체 중량은 32kg에 불과했다. 1942년부터 실전에 배치되었으며, 1년 동안 3,641대가 양산되었으나 정작 실전 배치 후 SOE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 주로 영국 육군 제 1, 6 공정사단에 지급됐다. 특히 1공정사단은 1944년의 악명 높은 "마켓가든 작전(Operation Market Garden)" 때에도 사용했다.  

하지만 정작 공정부대가 이 바이크를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 통상 강하 지역을 지정해 공정부대원과 오토바이 컨테이너를 같이 공중에서 뿌리면 중량 차이가 생겨 오토바이가 낙하 지점 밖에 떨어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 수의 바이크는 영국군이 써 보기도 전에 독일군이 노획해 활용한 경우도 많았다.

웰바이크는 심지어 휴대성 때문에 타이어를 작게 만들어 험준한 지형에서 타고 달리기 쉽지 않았는데, 적의 눈을 피해 은밀성을 핵심으로 삼는 공정부대원이 탁 트인 도로로 달리는 경우는 많지 않았으므로 강하한 공정대원들 또한 오토바이를 산길이나 숲 속에서 잠시 타다가 도로에 버리고 도보로 이동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전쟁 중후반기 이후부터는 영국군이 훨씬 더 큰 크기의 글라이더를 개발해 탑재 중량도 커졌으므로 웰바이크보다 큰 정식 오토바이를 공정부대에 지급하여 뿌리는 경우가 많아져 자연히 공정부대 사이에서는 도태되고 말았다.

결국 이 모터사이클은 공정부대보다는 일반 보병부대에서 더 널리 사용됐으며, 양산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1942년부터 1943년 말까지 만 3천대가 넘는 물량이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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