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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베트남전쟁사

[1967. 1. 2] 로빈 올즈 대령의 '울프팩', 북베트남 미그 21기 대파

라마막 2023. 1. 2. 12:18

로빈 올즈 대령. 태국 우본(Ubon)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1967년 9월 경에 촬영된 사진이다. / Public Domain

베트남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6712, 로빈 올즈(Robin Olds) 대령이 지휘한 미 제 8 전술전투비행단 소속 F-4C 21기"전자적으로" F-105로 위장해 북 베트남 공군의 MiG-21 16대를 기만하여 교전에 들어갔다. 교전 결과 푹 옌(Phúc Yên) 상공에서 MiG-21 7대가 격추됐으며, 미군 측은 한 대도 손실을 입지 않았다.

일명 "볼로(Bolo)" 작전으로 명명된 이 작전은 "롤링썬더(Rolling Thunder)" 작전 간 북 베트남 공군의 MiG-21이 미 공군 폭격기의 항로로 진입하여 격추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북 베트남 공군을 유인하여 기동성이 높은 F-4로 격추하는 계획이었으며, 특히 레이더 신호를 기만함으로써 향후 북 베트남군이 쉽게 출격하지 못하게 묶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로빈 올즈 대령은 베트남 전쟁 중 미 제 8 전술전투비행단, 통칭 "울프 팩(Wolf Pack)"의 지휘관을 지냈으며,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에서 더블 에이스(double ace)로 등극했다. 그는 8 전비단이 베트남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재건하기 위해 파견됐다. 그가 지휘관으로 부임한지 5일만에 F-4C 한 대가 MiG-21에게 공대공으로 격추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 다음 주에는 두 대가 더 격추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대노했다. 그는 격추 당한 기체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MiG-21과 붙었다가 당했다고 판단해 북 베트남 공군을 기만하는 작전을 계획했으며, 이는 F-4의 레이더 신호를 속도가 느린 F-105 썬더치프(Thunderchief) 처럼 속여 미그기들을 하늘로 끌어내 동일한 조건에서 붙을 심산이었다.

그는 당초 11일을 결행일로 잡았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하루 미뤘으며, 이튿날인 2일 푹 옌 공군 기지에서 15:00시에 작전을 결행하면서 올즈 대령이 직접 F-4C 편대를 지휘해 출격했다. 그는 통상 F-105가 이용하는 항로로 출격했으며 구름을 위장막으로 사용해 미그기들을 공중으로 끌어냈다. 특히 팬텀은 처음부터 도그파이트(근접전)로 붙겠다는 계획이었으므로 가벼운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 미사일만 무장하여 올라갔고, 동등한 조건에서 MiG-21과 붙게되자 월등한 기동성으로 이들을 하나씩 떨어뜨렸다.

이날 미 공군은 총 7, 베트남 측은 5대의 MiG-21이 격추됐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으나, 베트남 측 주장에 따르면 5명의 조종사들은 모두 격추 후 사출에 성공해 생환했다. 미측 또한 6명의 항공기 지휘관(Aircraft Commander)6명의 조종사 모두 무사히 생환했다. 하지만 이 작전은 북 베트남 뿐 아니라 항공기를 제공한 소련 측에게도 충격이었다. 이에 북 베트남은 4개월간 MiG-21의 비행을 중지시켰으며, 조종사의 재교육과 새로운 전술 개발에 돌입했다

준장 진급 후 촬영한 로빈 올즈 준장의 공식 사진. 미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 시절에 촬영한 사진으로, 안타깝게도 그는 제트기 시대의 미 공군이 낳은 내노라 하는 조종사였지만 주사 문제를 비롯한 개인 문제 때문에 더 상위 계급으로 진출하지 못했다. 많은 면에서 영화 <탑건>의 매버릭이 생각나는 인물이다. / US Air Force

(1969년까지 F-4는 전방/후방 조종석에 모두 조종사를 탑승시켰으며, 통상 더 경험이 많은 조종사가 전방석에 배치되어 '항공기 지휘관'으로 불렸다. 미 공군은 1969년부터 후방 조종석에 항법사 겸 무장체계장교를 탑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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