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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1993. 2. 28] '다윗파'에 대한 텍사스 주 웨이코 포위전 개시

라마막 2023. 3. 2. 11:29

1993년 2월 28일, 일명 "웨이코 포위전(Waco Siege)"이 시작됐다.

1955년, 통칭 '다윗파(the Branch Davidians)'로 불린 세기말 신흥종교가 벤자민 로덴(Benjamin Roden, 1902~1978)에 의해 일어났다. 이보다 앞서 20년 전에 만들어진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the Davidian Seventh day Adventist)의 분파 성격이던 이 종교에서 로덴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새로운 강령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신도들을 모았다.

1957년, 텍사스 주 웨이코(Waco, Texas)에 뉴 마운트 카르멜 센터(New Mount Carmel Center)가 건립됐으며, 이 건물은 이후 다윗파의 본부이자 교세 확장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1980년대에는 버논 하웰(Vernon Howell, 1959~1993/이후 데이비드 코레쉬[David Koresh]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카르멜 센터로 찾아와 성서 안의 계시를 연구하고자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 만의 신도를 확보해 계파를 분리해 나갔다.

1987년, 코레쉬와 그의 신도들은 뉴 마운트 카르멜 센터 내에서 로덴의 신도들과 총격전을 벌였으며, 격전에서 승리하며 이 센터를 접수했다. 이후 조직의 정식 수장이 된 코레쉬는 정식으로 무기 제조 허가를 취득한 후 이 곳에서 총기류의 합법적인 제작과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들이 불법 마약류와 무기를 모으고 있다는 첩보를 얻은 미 주류 담배 무기관리국(ATF: Bureau of Alcohol, Tobacco and Firearms)은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후 뉴 마운트 카르멜 센터의 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ATF가 해당 시설의 첫 급습을 시도한 1993년 2월 28일, 양측이 크게 격돌하면서 여섯 명의 다윗파 신도와 네 명의 ATF 요원이 사망했다.

사건이 대형 사건으로 비화되자 곧 미 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이 현장 통제권을 인수해 문제의 시설을 포위했으며, 이후 이 포위전은 51일간 계속됐다. 1993년 4월 19일, 다윗파의 빈틈을 노린 FBI와 텍사스 레인저(Texas Rangers)가 센터를 급습했으며, 하루 동안의 총격전으로 코레쉬를 포함한 76명의 다윗파 신도가 사살됐다. 다윗파는 사실상 시설이 함락되기 전에 방화를 해 건물도 전소됐다.

이후 검시관들이 시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망자 상당 수의 사인은 방화로 인한 불길이 거세져 탈출이 불가능해지자 서로 서로를 타죽기 전에 쏴죽인 일종의 '안락사'였다고 밝혔다.

웨이코 급습과 포위전은 아직까지도 미 현대사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의 성격과 상관없이, 상대방이 대규모 무기를 갖추고 있는 것을 알면서 직접적으로 자극을 해 무장 유혈극을 야기한 면이 없잖아 있기 때문이다. 코레쉬는 대립 관계였던 로덴의 신도들로부터 종교를 이용해 여러 여성과 중혼 관계를 맺고 있고, 성적으로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는 고발이 있었지만 사건 후 FBI 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심지어 상당 수의 증거는 건물 방화로 소각되어버려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으며, 코레쉬 역시 ATF 요원에게 부상을 입은 정황까지는 확인되나 그가 사망한 원인은 다소 미스테리한 부분이 있다.

이 사건은 1995년 4월 19일, 티모시 멕베이(Timothy McVeigh, 1968~2001)가 오클라호마 주 정부청사에 폭탄테러를 가해 168명을 살해하고 680명에게 부상을 입혀 9.11 사건 전까지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된 '오클라호마 시티 테러'와도 관련이 있다. 티모시 맥베이 자신이 이 웨이코 사건 때문에 테러를 저질렀다고 체포 후 자백했기 때문이다. ATF의 대응이 옳았던 것인지, 혹은 코레쉬가 단순 종교 간 싸움에 휩쓸려 희생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각자 해석을 내리면서 제작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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