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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 12. 24] 조촐하게 크리스마스를 즐긴 독일군 병사의 회고

라마막 2023. 12. 24. 23:41

1914년 12월, 동부 전선의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독일 군인들의 모습. 다음은 1914년 12월 23일, 오늘로부터 109년 전, 동부 전선 최전방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덴마크-독일 군인 헤밍 스코브(Hemming Skov)의 기록 중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2월 23일 저녁에 우리는 참호로 들어갔고,  철도와 루드비코프 마을 사이에 위치한 진흙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낼 것 같았습니다.

몇몇 전우들과 함께 참호에 난로를 '설치'하여 아늑한 따스함을 즐겼습니다. 조용한 하루를 보낸 뒤 거룩한 크리스마스 이브, 사랑하는 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낼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싸늘하고 적막한 환경 속에서 서로서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습니다. 모두가 낯선 나라에서 낯선 목적을 위해 여기 모여 있었고, 우리 각자에게 부여된 막중한 책임이 우리를 이 곳으로 이끌어 왔습니다.

저녁 늦게, 아마 다른 해라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히러 갈 시간쯤 전우들과 함께 식량을 가져오기 위해 야전 식당으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서 곧 우리 부대가 진지 교대를 할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과 함께 우리는 다시 전선으로 되돌아 가기 시작했습니다만, 돌아가던 중 불행히도 전우 한 명을 잃었습니다. 총알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허리를 숙이고 피하며 돌아간 우리는 이제 진지 교대 소식 뿐 아니라 동료의 전사라는 비보도 함께 모두에게 전했습니다.

잠시 후 상황이 안정됐고, 우리는 다시 크리스마스 밤을 보낼 야전 식당과 헛간으로 향했습니다. 야전 식당에 도착하자 뜨겁게 덥힌 럼주와 돼지고기, 완두콩을 분배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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