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2월 14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성 발렌타인데이(St. Valentine's Day) 대학살이 벌어졌다.
미국은 제 18차 수정헌법이 채택되면서 1920년부터 1933년까지 금주령(禁酒令)을 시행했으며, 이로 인해 알콜이 들어간 음료의 소유와 유통,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그 결과 밀주(密酒) 거래가 성행하게 되었고, 이에 기댄 범죄조직이 암흑가에서 급성장했다.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은 이들 갱(gang) 조직을 통제하기 위해 사실상 다수의 대도시에서 전면전을 치렀으며, 시카고는 그 중 가장 치열한 전쟁터의 중심이었다.
시카고는 두 개의 범죄 조직이 도시를 장악했다. 하나는 조지 "벅스" 모란(George "Bugs" Moran, 1893~1957)이 이끄는 시카고 북부의 아일랜드계 갱단이었고, 다른 하나는 알폰세 "알" 카포네(Alphonse Gabriel Capone, 1899~1947)가 이끄는 시카고 남쪽의 이탈리아계 갱단이었다.
1929년 발렌타인 데이 날, 네 명의 무장한 갱단원이 링컨 파크(Lincoln Park) 창고에서 모란의 갱단 단원 다섯 명과 두 명의 갱단 관계자가 마주쳤다. 무장 갱단원은 경찰로 위장하고 이들을 불러 세웠으며, 검문을 하는 척 하다가 갑자기 톰슨(Thompson) 기관단총과 샷건을 꺼내 일곱 명을 모두 사살했다. 이날 살인을 자행한 자들은 끝내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카포네 휘하에서 일하던 전(前) '이건의 쥐새끼들(Eagan's Rats)' 소속 단원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날 살인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갱단 간 전쟁으로 기록됐으며,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영화와 소설 등에서 묘사됐다.
미 정부는 1933년 12월 5일, 제 21차 수정 헌법을 채택하면서 18차 수정 헌법을 취소했고, 이에 따라 길고 길었던 금주령과 갱단 범죄가 종식되게 되었다.
'발렌타인데이 대학살'일에 경찰로 위장한 갱들이 피해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기관총으로 사살했던 공장 벽은 현재 라스베가스의 '갱단 박물관(Mob Museum)'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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