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뉴욕 시 맨하탄(Manhattan)의 할렘(Harlem)에서 캐딜락(Cadillac) V-6 자동차에서 내리는 한 커플의 모습. 밍크로 보이는 스타일리쉬 한 의상이 인상적이다.
사진은 제임스 반 더 지(James Van Der Zee, 1886~1983)가 촬영했다. 그는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소위 '할렘 르네상스(Harlem Renaissance)'로 불리는 시기에 수많은 사진들을 남겼다.
: '할렘 르네상스'는 1920년대~1930년대 사이에 할렘 지역을 중심으로 소위 말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즉 흑인들의 문화가 융성하던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 흑인 음악과 춤, 미술, 패션, 문학, 연극이 탄생했으며, 흑인들의 정치적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이 운동은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장했으며, 이러한 문화와 지식 운동의 활성화를 바탕으로 흑인의 민권 운동이 활발해졌다. 이는 다시 남부 종심 지역의 '짐 크로우(Jim Crow)' 법(흑인-백인 분리 정책)을 피해 달아난 남부지역 흑인들의 대이주와 맞물렸고, 미 북부 행을 택한 이들이 할렘 문화에 기여하게 되면서 흑인들의 문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할렘 르네상스는 할렘 지역을 중심으로 융성했으나, 이들로부터 파리에 거주하고 있던 아프리카 및 카리브 식민지 출신의 '프랑코포니(Francophone)' 작가들도 큰 영향을 받았으며, 심지어 원조 '할렘 르네상스'로부터 영향을 받은 해외의 흑인 작가들이 흑인 문학을 더 오랫동안 이끌었다.
이 시기는 흑인, 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가 재탄생한 시대로 간주되며, 허버트 해리슨(Hubert Harrison, 1883~1927/작가), 펜튼 존슨(Fenton Johnson, 1888~1958/시인),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 1901~1967/시인 겸 작가), 클로드 맥키(Claude McKay, 1890~1948/작가) 같은 걸출한 지식인 뿐 아니라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1899~1974/재즈 피아니스트),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1901~1971/트럼펫 연주자 겸 가수), 플레쳐 핸더슨(Fletcher Henderson, 1897~1952/피아니스트 겸 작가) 같은 여러 흑인 음악가들이 시대를 장식했다.
하지만 모처럼 꽃을 피우기 시작하던 이 '할렘 르네상스'는 1929년 월스트리트 주식시장 붕괴와 그 뒤를 이어 10년간 이어진 세계 경제대공황(Great Depressions)의 영향으로 멈추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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