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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수류탄 위에 앉아 휴식 중인 아프리카군단 병사

라마막 2024. 5. 5. 09:53

1942년, 독일군의 아프리카 군단(Afrika Korps) 소속 병사 한 명이 휴식을 취하면서 맨바닥에 앉을 의자 대용으로 M24 막대형 수류탄(Stielhandgrenate) 두 개 위에 앉아있는 모습. 북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 통칭 DAK(Deutsche Afrika Korps)로 불린 독일군 독립군단. 최초 독일은 이탈리아와 동맹을 체결하면서 이탈리아군이 북아프리카 방면을 장악해 중동과 연결, 석유 등을 확보하기를 기대했지만 기대했던 이하의 약체인 이탈리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심지어 연합군이 북아프리카를 추축국의 '약한 지점'으로 파악하고 상륙하기 시작하자 군단급 원정군을 창설하여 이탈리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했다. DAK는 히틀러의 총애를 받던 명장 에르벤 롬멜(Erwin Rommel, 1891~1944) 상급대장의 지휘 하에 북아프리카에 급파됐으며, 1941년 1월 11일자로 전개를 시작했다.

최초 DAK의 임무는 이탈리아군을 지원해 이탈리아령 리비아를 사수하는 것이었으나, 아프리카 군단 전개 한 달 만인 1941년 2월에 이탈리아군 주력인 제 10군단이 영연방 서부사막군(British Commomwealth Western Desert Force)에게 격파당했다. 롬멜은 이에 증편을 요청해 제 5 경보병사단을 추가받아 15기갑사단과  통합했으며, 사실상 이탈리아군의 지휘를 받던 지휘체계를 변경해 자체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사실 히틀러는 아프리카 군단이 북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으며, 단지 이탈리아군을 대신해 연합군의 공세만 막아내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 전장이 아닌 곳에 전력을 나누어 배치하고 보급을 돌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롬멜은 모로코와 알제리에 상륙하는 연합군을 격퇴했고, 동진하면서 잇다라 영국군을 격파해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을 얻음과 동시에 히틀러의 관심을 끄는데도 성공했다. 그 결과 롬멜은 제 90군단(XC Korps)과 5기갑군 등을 추가받을 수 있었다.

롬멜은 영연방군을 연파하면서 원수로 진급했으며, 독일 최고사령부 역시 이대로 DAK가 전진한다면 중동까지 석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영국군의 버나드 몽고메리(Bernard L. Montgomery, 1887~1976) 대장의 지휘로 영연방군의 저지가 성공하고, 2차 엘-알라메인 전투에서 독일-이탈리아군이 치명타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패퇴하며 아프리카 군단의 전진은 끝났다. 결국 아프리카 군단은 1943년 2월에 이탈리아군 지휘권을 분리해 지오반니 메세(Giovanni Messe, 1883~1963) 대장이 이탈리아 제 1군을 맡았으며, 이탈리아 1군과 독일 아프리카군단 잔존병력은 모두 튀니지로 퇴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병력 보충이 의미가 없어지자 이들은 그 상태로 방치됐으며, 롬멜은 본토로 소환되었고 아프리카의 잔여 병력은 1943년 5월 13일자로 연합군에 항복했다. 항복한 아프리카 군단 병력은 대부분 미국 본토로 이송되어 종전 때까지 미시시피 주의 캠프 쉘비(Camp Shelby)와 텍사스 주 캠프 헌(Camp Hearne)에 나누어 수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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