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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625전쟁사

[1952. 1. 9] 현역 시절 전쟁터를 두 번 다녀온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 테드 윌리엄스 선수

라마막 2023. 1. 6. 15:01

현역 시절의 테드 윌리엄스(Ted William) 선수, 그리고 해군 복무시절 촬영된 윌리엄스의 모습. 배경으로 미루어 수원의 수원공군기지(K-13)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 US Navy


1952
19, 미국 메이저리그(Major League)의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 Sox) 소속 좌익수인 테드 윌리엄스(Ted Samuel Williams, 1918~2002)가 현역 신분으로 전환된다고 미 해병대가 발표했다.

테드 윌리엄스는 이미 2차 세계대전 중인 19425, 미 선별징병청(USSS: United States Selective Service)에 의해 미 해군 예비군으로 징병되어 한 차례 야구선수 커리어가 중단됐다. 이 시기에 징집된 대부분의 야구선수들은 해군 소속으로 적()을 옮긴 후 야구를 계속했으나, 그는 징집자로 분류되자 몸 편하게 야구를 계속하는 대신 해군 항공대에 자원 입대했다.

그는 미 해군에 의해 앰허스트 대학교로 위탁교육을 보내져 항법학을 반년 간 공부했으며, 이후 다시 조종교육을 받은 후 해군 조종사로 활약했다. 테드 윌리엄스는 조종사로도 우수한 자질을 보였는데, 함께 입대했던 레드 삭스 소속의 조니 페스키(Johnny Pesky)는 당시 윌리엄스를 회상하면서 "보통 조종교육생들이 한 시간 걸려 배울 내용이면 그는 15분 안에 전부 외웠다. 심지어 같이 교육받던 조종 교육생들의 절반은 대학원 과정까지 마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445월 해군 소위로 임관해 F4U 코르세어(Corsair) 조종사가 됐으며, 조종 교관으로 보직되어 주로 태평양 전선으로 나가는 조종사들을 교육했다. 그는 1946112일자로 전역해 1946년 하반기 시즌부터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이후에도 그는 미 해병대 예비군에 계속 군적을 올려놓았다.

다시 1950625, 6.25 전쟁이 발발하자 195251일자로 그는 미 해병 대위(예비역)로 진급했으며, 다시 현역 환원 명령을 받았다. 테드 윌리엄스는 현역으로 환원되자 1952년 시즌을 포기하고 입대했다. 그는 8년 이상 항공기를 몰아보지 않은 상태였지만, 해군이 이를 고려해 해군 소속 야구팀으로 활동하겠냐고 제의하자 이를 거절하고 다시 조종간을 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훗날 그는 굳이 준 현역인 미 해군 예비군에서 전력을 동원하지 않고 비현역 예비군을 전환시키는 불합리한 짓을 했는지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테드 윌리엄스 대위가 미 해군 제  311  전투비행대대 (VMF-311)  소속 시절  F9F  팬서 (Panther)  앞에서 촬영한 사진 .  항공기에는  500 파운드 /1,000 파운드 폭탄이 장착되어 있다 .  이 사진은  1952 년 혹은  1953 년 한국 포항의  K-3  기지에서 촬영됐다 .

테드 윌리엄스는 F9F 판서(Panther)로 기종을 받은 후 조종 교육을 다시 이수한 뒤 대한민국 포항에 주둔 중이던 미 해병 제 311 전투비행대대에 배치됐다. 그는 19532월부터 본격적으로 전투임무를 수행했으며, 존 글렌(John Glenn, 1921~2016, 우주비행사 출신으로, 훗날 미 상원의원을 역임)과 팀을 이루어 그의 윙맨으로 활동했다. 존 글렌은 테드 윌리엄스를 기억하면서 "평생 만난 사람 중 최고의 조종사"였다고 기억했다.

테드 윌리엄스는 한국에서 총 39차례 전투 임무를 소화했으며, 항공 훈장(Air Medal)과 두 개의 금성 훈장을 수여 받았다. 그는 19536, 폐렴 증세를 앓게 되면서 후방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병원에서 퇴원했을 무렵에는 이미 휴전이 성사된 후였으므로 다시 예비군 신분으로 환원됐다. 이후 그는 두 번 다시 커리어가 전쟁으로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미 해병대 예비군에서 퇴역했다.

그는 19538월부터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으며, 이후에도 레드 삭스 소속으로 8 시즌을 더 보냈다. 그는 두 번의 전쟁으로 커리어가 중단됐는데, 만약 한창 실력이 정점에 달해있던 시기에 겪은 6.25 전쟁이 없었다면 커리어 통산 홈런 600개를 넘겼을 것이고, 베이브 루스가 세운 714개 홈런 기록에도 근접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한다.

그는 선수생활 중 5년을 전쟁터에서 보냈으나,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품거나 항의하지 않았다. 그의 전기작가인 리 몬트빌(Leigh Montville)은 테드 윌리엄스가 갑작스레 현역 신분으로 전환되어 한국에 파병된 사실에 대해선 탐탁치 않게 여겼으나, 어쨌든 조국이 부를 때 가는 것이 애국자다운 행동이라고 여겨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는 커리어 통산 521개의 홈런과 2,654개의 안타를 치고 타율 .344를 기록했다. 그는 196693.4% 투표율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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