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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미 해군 순양함 캔버라 함의 '짧은 시간 여행'

라마막 2023. 1. 27. 11:51

미사일을 발사 중인 캔버라 함.

미사일을 발사 중인 미 해군 순양함 캔버라(USS Canberra, CA-70, CAG-2) 함의 모습. 캔버라 함은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의 캔버라 함(HMAS Canberra)함의 함명을 받은 것으로, 미 해군 함정에 타국 수도 이름이 붙은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 미 해군은 캔버라 함의 이름을 연안전투함인 LCS-30 함에 승계시키기 위해 2019년부터 건조 중이다.

1960, 캔버라 함은 약간의 시간 여행(?)을 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캔버라 함은 대공 훈련을 실시하던 중 무인 표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국제 날자변경선 인근에서 월요일에 발사했으며, 곧 변경선 너머 태평양의 일요일인 지역에서 표적기를 명중시켰다. , 월요일에 발사해 일요일에 명중시킨 것이다.

항해 중인 캔버라 함.


: 원래 함명은 피츠버그 함(USS Pittsburgh)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사보 섬(Savo Island) 전투(솔로몬 해전의 일부임) 중 침몰한 호주 해군의 캔버라 함 함명을 승계하기로 해 명칭이 변경됐다.

캔버라 함은 1943년에 취역했으며, 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에 전개되어 타이완-오키나와 전투 중에 활약했다. 하지만 전투 중 피해를 입어 전후 미 본토로 복귀시킨 후 예비함으로 보관에 들어갔다.

하지만 1956, 냉전이 심화되기 시작하자 미 국방부는 예비함 몇 척을 다시 현역으로 전환시킨 후 유도미사일 순양함으로 개조하기로 했으며, 캔버라 역시 이에 선정되어 1958년에 다시 취역했다. 캔버라는 19582차 세계대전 중 전사한 무명용사 추모 항해를 위한 세계일주 함정으로 선정되어 8개월간 전세계를 돌았다.

캔버라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쿠바 봉쇄에 참가했으며, 1965년에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1969년까지 동남아에서 활약했다.

함정 슬로건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캥거루(Can-Do Kangaroo)"였으며, 19691월 베트남 전쟁을 끝으로 미 본토로 귀환한 후 197022일자로 폐선이 결정됐다. 미 해군은 1978731일부로 캔버라 함을 미 해군 함정목록에서 삭제했으며, 1980715일에 내셔널 메탈(National Metal)사가 인수해 같은 해 81일부터 미 해군 퇴역함 정비창(Inactive Ship Maintenance Facility, NISMF)에서 폐선 처리 했다.

안타깝게도 폐선 후 배는 남지 않았으나, 프로펠러 일부가 현재 로스앤젤레스 해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함정에 설치했던 종은 최초 미 해군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2001910, 앤저스(ANZUS: Australia-New Zealand-US) 협정 50주년 기념을 맞아 조지 부시(George W. Bush, 1946~) 대통령이 호주의 존 하워드(John W. Howard, 1939~) 총리에게 기증했다. 이 기증은 사실 미 해군 기념물을 타국으로 이관할 수 없다는 법과 충돌해 논란이 됐으나 바로 다음날 터진 9.11 테러에 묻혔고, 곧이어 호주의 적극적인 '테러와의 전쟁' 참여에 따라 논란을 피해갔다. 문제의 110kg 무게의 종은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국립 해상 박물관 내 미국관에 설치되어 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국립 해상 박물관에 전시 중인 캔버라 함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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