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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베트남전쟁사

[1968. 5. 2] 1000:1의 신화를 남긴 전설의 그린베레 대원

라마막 2022. 11. 30. 23:39

1968년, 베트남에서 1000:1의 신화를 남긴 사나이.

로이 베나비데스(Roy P. Benavidez, 1935~1998)는 1935년 텍사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멕시코 인이었으며, 모친은 멕시코 원주민인 야퀴(Yaqui)족 출신이었다. 그의 양친은 모두 베나비데스가 어렸을 적 결핵으로 사망했다.

그는 어릴 적 스페인어 액센트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멕시코-원주민계 혈통이라는 인종적 배경 때문에도 배척당했다. 그는 남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업과 일을 병행했으며, 그러던 중 '군대'가 이 모든 것을 해방해 줄 유일한 출구라고 판단하면서 미 육군에 입대하고자 했다. 그는 15세에 학업을 중단한 후 농장에서 일했으며, 최저 입대연령이 되자마자 곧장 미 육군에 병사로 입대했다. 그는 이 시기에 결혼까지 하여 세 자녀를 두었다.

1965년, 베나비데스는 특수전 과정을 마친 후 미 육군 특수전부대, 통칭 그린베레(Green Beret) 대원이 되어 베트남에 전개됐다. 그는 베트콩처럼 옷을 입고 비밀리에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지뢰를 밟았다. 결국 그는 곧 본토로 후송되었으며, 병원 측은 그가 두 번 다시 걸을 수 없을 것이라 진단했다. 하지만 반드시 다시 군으로 되돌아가겠다고 결심을 세운 그는 밤마다 침대에서 내려와 팔뚝으로 기면서 어떻게든 다시 두 발로 일어서 보고자 연습했다. 결국 그의 시도를 눈치챈 담당의사는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그는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수 개월동안 이를 반복했으며, 결국에는 그의 의지대로 해내면서 마지막에는 아내의 손을 잡고 두 발로 걸어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는 재활에 성공하자마자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갔다.

1968년 5월 2일, 베나비데스는 훗날 "지옥에서의 6시간(6 hours in hell)"이라 명명된 전투에 참가했다. 이날 전투는 장장 여섯 시간 동안 처절하면서도 잔인한 근접전 양상이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는 기지에 있다가 지원을 요청하는 동료들의 무전을 들었으며, 곧장 대기 중이던 헬기에 뛰어 올랐지만 시간이 없었으므로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사냥용 대검만 한 자루 챙겼다.

그는 헬기에서 뛰어내리자 마자 동료들을 구하러 달려갔으며, 동료들은 1,000명이 넘는 북 베트남군 병사들에게 포위당한 상태였다. 근접전 양상이 되자 베나비데스는 적에게 소총탄을 뿌리면서 여덟 명의 동료들을 구출해냈다. 그는 접전 중 적의 대검에 찔렸지만, 대검에 꿰뚫린 상태로 자신의 사냥용 대검을 뽑아 자신을 찌르고 있던 북베트남군 병사를 죽였다. 그는 동료들이 헬기에 오르는 것을 도운 후 자신도 헬기에 올라 귀환했다.

베나비데스는 이날 적과 뒤엉킨 혼전을 벌이면서 총알, 대검, 폭탄 파편상을 37곳에나 입었다. 그는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닥에 쓰러졌으며, 군의관은 상처들을 본 후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여 시신 운구용 바디백(body bag)에 넣었으나 그가 다시 안에서 지퍼를 열어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는 치료를 위해 다시 후송된 뒤 이날 전투 중에 보여준 용맹성을 인정받아 명예 대훈장을 수훈 받았다.

: 텍사스 주 쿠에로(Cuero) 인근 린데나우(Lindenau) 태생. 최초에는 1952년 6.25 전쟁 중 텍사스 육군 주 방위군에 입대했다가 1955년 미 육군 정규군으로 전환됐다. 그는 정규군 전환 후 공정을 지망하여 노스캐롤라이나 주 포트 브래그에서 미 제 82공정사단으로 배속된 후 공정강하 과정을 마쳤다. 이후 다시 육군 특수전 과정에 입교한 그는 미 제 5 특수전단에 소속됐으며, 1965년 베트남에 파병됐다.

"지옥에서의 6시간" 전투 중에는 포위 당한 아군을 구출할 목적으로 해당 지역에 뛰어들었는데, 이날 그는 약 열 명 이상의 동료들을 전투지역에서 빼내며 엄호했다.

귀환 후 마치 죽은 것 같던 그의 상태를 본 군의관이 바디 백에 그를 집어 넣고 지퍼를 올리려고 하자 그는 마지막 힘을 짜내 군의관의 얼굴에 침을 뱉어 살아있음을 알렸다고 한다. 이 전투로 그는 중상을 입었지만 결국에는 또 다시 회복했으며, 곧 우수 근무 십자훈장과 퍼플하트(전상장)를 수여 받았다. 회복 후에는 캔자스를 거쳐 텍사스 주 포트 샘 휴스턴에 배치 됐으며, 이후 그 곳에서 전역할 때까지 근무했다. 최종 계급은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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