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미국 워싱턴 주에 위치한 세인트 헬렌스(Saint Helens)산이 분화했다.
세인트 헬렌스 산이 분화하던 날, 사진작가인 로버트 랜즈버그(Robert Landsburg, 1931~1980)는 산 위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분화 순간까지 근거리에서 화산 폭발 장면을 찍었으나, 분화 규모를 보고 자신이 살아서 산을 내려갈 수 없다고 판단되자 촬영한 필름을 모두 감아 케이스에 넣고, 카메라는 백팩에 담은 뒤 그 위를 자신의 몸으로 덮어 가방을 싸 안았다. 미래의 연구자들을 위해 사진을 보호하기로 한 것이다.
랜즈버그는 촬영이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사진을 찍었으며, 용암이 코 앞까지 다가오자 필름을 감아 통에 넣은 후 백팩에 최대한 카메라와 사진을 눌러 넣은 후 몸으로 가방을 덮었다. 그리고 불과 수 초 후부터 분화재가 그의 몸 위로 쏟아지고 마그마가 덮쳐왔다.
랜즈버그의 시신은 분화로부터 17일 뒤인 6월 4일에 발견됐다. 그의 시신은 화산재로 덮여 있었으며,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부여 안고 있던 필름은 손상되지 않았다. 이 사진들은 모두 현상되어 1981년 1월호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지에 수록됐다. (세 번째 사진)
: 원래부터 자연 현상 전문으로 촬영했으며, 사망하던 날도 화산 폭발이 임박한 세인트 헬렌스 산의 변화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 수일 전부터 산에 올라가 있었다. 사망 위치는 정상에서 불과 몇 km 위치였으며, 그가 촬영한 사진 중에는 화산재 구름이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고 있는 장면도 들어있다.
그는 화산쇄설류(火山碎屑流, pyroclastic flow)에 삼켜지기 전 필름을 필름통에 넣어 보호했고, 이를 다시 백팩에 넣어 최대한 완충 보호시킨 후 자신의 몸으로 덮었다. 실제로 그가 촬영한 사진은 화산 폭발이 시작되는 순간의 장면도 담겨있었기 때문에 귀중한 자료로 분류된다. 보통 화산이 터지기 전이나 직후의 영상은 있지만, 화산이 터지는 바로 그 순간의 사진은 촬영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 터진 화산 폭발 사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 또한 굉장히 높게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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