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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7. 11] 키티호크 착함 중 램프에 걸려 두동강 난 미 해군 F-14

라마막 2023. 4. 8. 01:01

1994년 7월 11일, 미 해군 제 51 전투비행단(VF-51) 소속 F-14A 톰캣(Tomcat) 전투기, 기체번호 162602기가 두 동강이 난 모습. 미 해군 항모 키티 호크(USS Kitty Hawk, CV-63)함에 착함 중 항모 후미의 램프(ramp)에 충돌 사고가 난 후 촬영된 것이다.

이런 류의 사고를 보통 "램프 스트라이크(ramp strike)"라고 부른다. 이 사고는 통상 착함 중인 전투기가 항모 비행 갑판 뒤에서 접근하다가 항모 후미에 너무 낮게 접근해 비행 갑판 아래 램프(ramp)에 충돌하는 사고를 말한다.

전 VF-51 전투비행단 소속 조종사였던 리치 헙스트(rich Herbst)는 이 사고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7월 11일 밤 야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당시 사고가 난 F-14A는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와 착함을 하려 했다. 날씨가 안 좋아 파도 때문에 항모가 앞 뒤로 3m 이상 오르락 내리락 했기 때문에 조종사에게는 악몽 같던 밤이었다.

당시 조종사는 "피그(Pig)"라는 콜사인(callsign)의 아놀드(Arnold) 대위였는데, 그는 계기판의 파고(波高) 계산 창을 보면서 기체 출력을 낮춰 아래로 내려앉은 갑판 위에 착함하려 했다. 하지만 순간 갑자기 파도가 일어 항모의 후미가 솟아 올랐다. 아놀드는 기체 출력을 떨어뜨린 상태였기 때문에 긴급히 스로틀을 최대로 올렸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항공기가 항모와 충돌할 것을 예측한 후방석의 레이더 요격장교(RIO: Radar Intercept Officer)인 "애니멀(Animal)" 제닝스(Jennings) 중령이 사출 레버를 당겼다. 그가 사출을 당겼을 때는 이미 항모의 후미가 F-14의 기수를 잘라내기 시작했을 때였다.

"애니멀" 중령은 사출 후 항모 앞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갑판에 주기되어 있던 S-3 근처에 내렸다. 그는 운이 좋아 갑판에 발을 딛으면서 작은 골절상을 입었을 뿐이며, 몇 일 휴식 후 다시 비행에 나섰다. 하지만 "피그" 대위는 운이 나빴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아직 점화가 되어 있던 F-14 엔진 화구 앞에 떨어진 것이다. 그는 손과 목에 심한 부상을 입었고, 오랜 투병 끝에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하긴 했지만 두 번 다시 톰캣에 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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