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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 5. 10] 네덜란드 강습을 위해 수송기에 오르는 독일 공정부대원들

라마막 2023. 5. 10. 11:21

독일 제 22 강습보병사단 병사들이 1940510일 네덜란드 침공에 앞서 뮌스터에서 Ju-52 항공기에 오르고 있는 모습.

독일군은 525대의 Ju-52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 5월 전쟁 중 대부분을 파손당했다. 독일은 네덜란드 공격을 시작하면서 275~350대의 항공기를 잃었으며, 이들 기체는 대부분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들 기체 대다수는 방공포나 전투기에 격추당한 것이 아니었으며, 비상 착륙 중 파괴되거나 점령한 적 활주로에 폭격을 하던 중 네덜란드군 야포나 보병의 사격에 맞아 추락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발켄베르크(Valkenburg) 활주로에서는 35대 가량의 Ju-52가 착륙 중 늪지에 소실됐는데, 워낙 무거운 Ju-52가 부드러운 늪지 위에 비상착륙 하다가 그대로 땅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수송기의 대량 상실은 독일에게 뼈저린 피해였다. 개전 초인 1939년경 독일은 약 800대의 Ju-52를 보유했으나, 1940년이 됐을 무렵에는 운용 가능 기체가 1/4로 줄어 있었다. 개전 후 정확히 1년이 지났을 때는 크레테(Crete) 작전이 단행되면서 Ju-52를 집중 투입했는데, 이 때까지도 Ju-52의 추가 양산 댓수는 앞선 2년간 손실한 숫자를 보충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크레테 작전은 이 느리면서도 수송량이 큰 수송기를 대량으로 필요로 했다. 다시 1년 뒤, Ju-52는 스탈린그라드에 투입되어 사실상 '하늘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작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 작전이 개시되면서 독일군은 지난 2년간 불필요하게 상실한 Ju-52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지난 2년간 독일은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크레테에서 전선을 확장했으며, 영토는 독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넓어져 보급선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수송기를 대량으로 잃으며 독일이 잃어버린 또 다른 귀중한 자원은 승무원이었다. 개전 전까지 어렵게 양성한 고급 조종사 인력의 큰 할이 네덜란드 전투 중 전사하거나 연합군의 포로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수송기는 한 번 격추 당할 때마다 탑승 중인 승무원 전체가 함께 화염 속에서 전사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네덜란드 공세 때는 1,350명에 달하는 공수병이 Ju-52와 함께 산화하거나 포로가 됐는데, 이들은 고급 공수교관 및 조종사 자질을 갖춘 인력이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일의 피해는 결코 작지 않았다. 헤르만 괴링은 뒤늦게 네덜란드 점령 후 항복한 네덜란드 출신으로 인력을 보충해보고자 대대적인 조사를 시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독일은 네덜란드를 점령했지만, 그 과정에서 독일 공군은 예상 외의 피해를 입었다. 우선 작전 개시 전 예상했던 피해를 크게 상회하는 항공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독일은 최초 보유 항공기 수가 참전국 중 가장 많은 편이었으며, 심지어 "약한 육군과 미키마우스 공군"이라 비웃던 미국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네덜란드 침공 하나로 보유기체 수가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귀중한 조종사와 공수병까지 적지 않게 잃었으며, 이는 전쟁 중후반 독일의 작전 지속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 작전간 독일의 손실이 컸던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공수/공정작전 능력을 과대평가한 지휘부의 판단 실수가 컸다. 독일군부는 공정작전의 이점만 생각했을 뿐, 이 작전이 수반하는 높은 위험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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