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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 8. 27] 이탈리아 최초의 제트기, 카프로니 캄피니 N.1 초도비행 성공

라마막 2023. 8. 30. 10:38

1940827, 이탈리아의 카프로니 캄피니(Caproni Campini) N.1이 초도비행에 성공하면서 당시에는 사상 처음으로 비행한 제트기로 간주됐다.

오늘 날에는 이미 1년 전인 1939827일에 독일 공군이 하인켈(Heinkel) He 178 제트기 비행에 성공하면서 비행에 성공한 사상 첫 제트기임이 알려졌지만, 당시에는 하인켈이 제트기 비행 사실을 독일 당국에게조차 비밀로 했기 때문에 카프로니가 대신 주목을 받았다.

카프로니 N.1은 제트기로 분류하긴 했으나 추진체계는 피스톤 엔진과 제트엔진의 하이브리드 형태였다. 피스톤 엔진은 연료를 점화해 팬 압축기를 돌림으로써 추가적인 추력을 발생시키는 구조였다.

카프로니 캄피니 N.1은 매우 혁명적인 (최소 이탈리아에서는) 항공기로 인정 받았으나, 성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최고속도는 불과 375km/h라 피아트(Fiat) C.R. 42 복엽기보다도 늘였고, 중량도 무거운데다 내부 열 순환 문제 때문에 조종석이 뜨거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조종사들이 일부러 코크피트의 유리창을 열고 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솔리니는 홍보 효과가 좋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19411130일 시제기 2호기를 제작한 후 밀라노에서 로마까지 270km 구간을 비행시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심지어 이 날 비행은 무솔리니 본인까지 나와 지켜봤으며, N.1은 그의 머리 위로 날아 지나갔다. 이 비행 중 N.1의 평균 비행속도는 209km/h였다.

194111월이 됐을 무렵에는 이미 영국과 독일이 모두 기술적으로 더 진보한 터보젯 항공기를 내놓기 시작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경제가 악화되고 있던데다 산업 역량도 이미 한계치에 달한 상태였으므로 카프로니 캄피니 N.1은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한 채 그저 기술 시연기 형태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N.1은 당시 항공기술이 발전해야 하는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고, 그 길에 가장 앞서 진입했던 항공기임은 틀림 없으므로 충분히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만 하다.

N.1은 두 대의 시제기가 제작됐으며, 그 중 한 대가 종전까지 살아남아 현재 로마 인근 비그냐 디 발레(Vigna di Valle)의 이탈리아 공군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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