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2년, 베네주엘라 폭동 중 죽어가는 병사를 끌어안고 있는 어느 신부의 모습.
이 사진은 루이스 파디야(Luis Padilla) 베네주엘라 해군 군종신부가 저격수에게 총격을 당한 후 죽어가는 병사를 끌어안고 임종성사를 집전 중인 광경이다.
: 1962년 카라카소(Caracazo) 폭동 당시 촬영된 사진. 당시 베네주엘라에서 정부 긴축정책에 의해 연료가격 인상이 단행되자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고, 항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변질되면서 군이 투입됐다.
이 사진은 사진사인 헥터 론돈 로베라 (Héctor Rondón Lovera)가 촬영한 것으로, 그가 시위대를 따라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던 중 포착한 장면이다. 당시 파디야 신부는 저격수에 의해 도심지에 총알이 어지럽게 날라다니고 있었음에도 쓰러진 병사들을 돌보고 있었으며, 이 순간에도 정부군 병사 하나가 총에 맞아 쓰러지자 일으켜 세우러 뛰어갔다.
로베라에 따르면, 파디야 신부는 병사를 끌어안았고, 병사는 신부를 붙들고 일어나려 노력하면서 파디야 신부의 제의는 피투성이가 됐다. 하지만 곧 병사의 숨이 끊어지려 하자 신부는 길 한가운데서 병사를 안은 채 마지막 임종성사를 집전해 그의 영혼을 달래주었다고 한다.
이 사진은 베네주엘라의 혼란스러운 정치상황 속의 인간애를 보여준 사진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로베라는 이 사진으로 1963년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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