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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1986. 4. 26]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발생

라마막 2023. 4. 26. 17:07

사고 후 붕괴된 체르노빌 발전소.

1986년 4월 26일, 소비에트 연방의 우크라이나 공화국 내 프리프야티(Pripyat)의 체르노빌(Chernobyl)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날 체르노빌에서는 4번 원자로가 폭발하면서 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로 이어졌다.

일명 "체르노빌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고는 4월 26일 늦은 시간에 전력 공급 단절이 발생하면서 스팀 폭발과 흑연 발화로 이어졌고, 그것이 곧 결국 용광로 폭발을 야기했다. 폭발이 일어나자 방사능 증기가 하늘로 뿜어져 올라갔고, 그 영향은 순식간에 원자로를 중심으로 주변 몇 십 km까지 퍼졌다. 소련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프리프야티 주민들을 퇴거 시켰으며, 이후 두 번 다시 이 "죽음의 도시"에는 아무도 살 수 없게 되었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시스템 테스트 시설의 엉성한 설계가 문제였던 것으로 지목된다. 당시 발전소 내 테스트 팀은 에너지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위한 시험을 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원인이 되어 발전 시설의 전력 소비량이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곧 비상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원자로 속도를 늦추려 했지만 안정화 된 핵 물질의 매개 물질 역할을 하던 흑연에 불이 붙었고, 곧이어 폭발했다. 이 폭발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방사능을 대기 중에 풀었고, 공장을 기점으로 엄청난 양의 방사능 낙진이 발생했다.

당시 가장 가까운 마을인 프리프야티에 거주 중이던 약 5만 명의 주민은 강제로 마을에서 퇴거 조치 됐으며, 곧이어 소방수를 비롯한 수많은 비상 관리 인원이 투입되어 화재를 진압하고 잔해를 치워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 시설은 사실상 영구히 회복 불가로 결론을 내렸으며, 소련 당국은 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하고 주변 지역의 접근을 금지시켰다.

원인 규명에 나선 소련 당국은 이것이 원자로의 미흡한 설계 뿐 아니라 인적 오류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사고에 의해 직접적으로 사망한 이는 100여 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사실상 추산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인구가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수십 년에 걸쳐 건강 문제를 겪었다.

사고 후 인적이 끊기며 황폐화된 체르노빌.

현재까지도 체르노빌에 사람이 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부 특수한 상황에 한정하여 방호복을 착용하고 가이드를 동반하는 형태로 원전 시설의 투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오늘날까지도 원자로 바닥에서는 멜트다운(meltdown)으로 발생한 고(高) 방사능성 물질 덩어리가 남아있으며, 이는 그 모양에 빗대어 "코끼리 발"이라고 불린다. 여전히 이 덩어리에서는 치명적인 양의 방사능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원자로실에 들어가는 이는 5분 이내에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한다.  

체르노빌 발전소에는 사고일을 기준으로 향후 10,000년까지 방사능이 잔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제 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는 체르노빌 사건을 1~7 단위의 원자력 사고 기준에서 최대치인 7로 평가했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생한 사고 중 7을 기록한 사건은 이 체르노빌 사건 외에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오쿠마(大熊)쵸의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발전소(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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