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11월, 대선이 끝난 뒤 며칠 후 대선에서 승리한 빌 클린턴(William J. Clinton, 1946~) 대통령 당선자가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 전 대통령과 만나 함께 웃고 있는 모습. 레이건은 이 날 당선 축하선물로 자신이 재임 중 백악관에서 즐겨 먹던 적색, 백색, 청색 젤리 빈이 담긴병을 가져와 클린턴에게 선물했다.
이 선물은 상호간의 존중을 의미하기도 했으나(대선기간 중 레이건은 클린턴 측 정책의 모호함을 놓고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동시에 두 사람 모두의 관심사와 기호를 맞추는 선물이기도 했다. 클린턴은 오랜 세월 담배를 피워 온 골초 애연가였으며, 레이건 또한 그랬다. 하지만 레이건은 이 '젤리 빈'을 대신 먹으면서 결국 담배를 끊었던 경험이 있었다.
레이건은 이날 병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담배 대신 이걸 먹었네. 게다가 애국적인 색상이기도 하고 해서 자네도 한 번 담배를 끊으면서 먹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네."
클린턴은 이 말에 박장대소 했으며, 선물을 받고 감사를 표시했다. "훌륭한 선물입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저에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날 회동을 하면서 두 사람은 비토권과 정부 예산 지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또한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 대통령 여름별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며, 레이건은 "대통령 임기 중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캠프 데이비드에 자주 방문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언 덕인지 클린턴은 임기 8년 동안 캠프 데이비드를 70회 이상 방문했다.
두 사람은 일부 정책에서 이견을 보이기도 했으나(특히 둘은 오래 전부터 정부 복지사업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 회동을 끝낼 무렵 클린턴은 레이건의 신뢰를 얻었고, 레이건은 클린턴의 주지사 경력과 유머 감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 참고로 레이건은 공화당 출신, 클린턴은 민주당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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