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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2. 13] 사담 후세인, '붉은 새벽' 작전으로 체포

라마막 2022. 12. 14. 10:32
 

미 제 4 "디지털" 사단에 체포된 사담 후세인의 모습.

2003년 12월 13일,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1937~2006) 이라크 전 대통령이 "붉은 새벽 작전(Operation Red Dawn)"으로 레이먼드 오디어노(Raymond T. Odierno, 1954~2021) 소장이 지휘하는 미 육군 제 4사단에 체포됐다.

이 작전은 후세인이 은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장소가 특정되면서 개시됐다. 미 육군은 두 지점에 병력을 급파해 수색했으나 어느 장소에서도 후세인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병사 하나가 바닥에 튀어나온 바닥재를 걷어찼고, 그 자재가 옆으로 치워지면서 작은 굴이 하나 발견됐다. 미군이 안을 제대로 수색하기도 전에 후세인이 먼저 굴에서 스스로 손을 들고 나왔으며, 스스로 저항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후 투항했다. 미군은 1990년 걸프전 시절부터 이어진 사담 후세인과의 길고 긴 추격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후세인은 1968년 바트 당 쿠데타를 주도 세력에 참가하면서 정권 핵심 인사로 떠올랐으며, 1979년 독재자로 등극했다. 그는 1980년 9월부터 이란과 충돌하자 이라크 군을 지휘해 1988년 8월 20일까지 근 10년간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을 치렀다.

1990년 8월에는 유전 문제로 마찰을 빚던 쿠웨이트로 전격 침공했는데, 기본적으로 이라크는 쿠웨이트가 이라크의 일부지만 영국이 억지로 떼어낸 괴뢰정권이라는 입장이었고, 따라서 쿠웨이트의 유전도 이라크가 통제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침공을 단행했다. 실질적으로는 이란-이라크 전쟁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을 위한 시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군은 1991년 2월까지 쿠웨이트 전역을 장악한 후 유전 지대를 차지했지만, 하필 냉전이 종식되면서 모처럼 동-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자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의 다국적군을 조직해 쿠웨이트 해방 작전인 '사막의 방패' 작전(Operation Desert Shield)'을 단행했다. 쿠웨이트를 해방한 다국적군은 연이어 이라크 영내로 역습을 개시해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을 실시했으며, 후세인은 이라크 군이 일방적으로 패퇴 함에 따라 쿠웨이트 장악을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2001년 9월 11일, 9 · 11 테러가 벌어졌을 무렵 그는 지역 내 패권을 다투고 있던 이란을 협박하기 위해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개발 시도를 언급했으며, 이 사실을 미 정보기관이 즉각 입수했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핵 사찰 압력을 넣다가 WMD 제거를 목적으로 개전을 단행,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을 2003년 3월 19일부로 개시했다.

후세인은 체포 후 반인륜 범죄 혐의로 이라크 법정에 세워졌으며, 유죄 판결을 받은 후 2006년 12월 30일자로 사형이 집행됐다. 사실 후세인이 실제 핵 무기를 개발했다는 증거는 미군이 이라크 전역을 장악한 후에도 나오지 않았는데, 후세인은 재판 중 변호사에게 이 부분을 두고 "이란을 협박할 목적으로 한 말이었는데, 엉뚱하게 미국이 믿었다"고 진술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Global war on Terrorism)'을 진행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1957~2011) 체포를 목적으로 '항구적 자유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을 개시했다가 '이라크 자유작전'을 동시에 추진한 셈이 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동시에 2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과신한 미국은 분명한 목적이 흐릿한 상태로 두 전쟁을 추진해 서로 서로를 간섭하는 상황만 발생했다.

후세인 체포 후, 미국은 이라크 자유작전의 성공을 자축했으나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정화 작전을 실시하면서 3,000명 가까운 장병이 전사했으며, 이후 단계적으로 발을 빼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버락 오바마(Barack H. Obama, 1961~) 대통령 취임 후인 2011년 10월 15일자로 이라크 철군이 단행됐다. 후세인 사후 지역 권력이 공백에 빠진 상태에서 이번에는 '이슬람 국가(ISIS)'가 준동하며 이라크의 빈 자리를 차지해 갔지만, 10년의 전쟁으로 전력을 소진한 미국은 다시 중동에 발목 잡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를 외면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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