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이고(San Diego) 펫코파크(Petco Park) 야구장은 다소 독특한 설계로 유명하다. 바로 구장 한쪽 관중석에 외부 건물인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주식회사(Western Metal Supply Co.)' 빌딩이 구장 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
이 건물은 1909년에 건립된 건물로, 총 4층 건물에 총 4,775 제곱미터 면적을 차지하는 건물이다. 설계자는 헨리 로드 게이(Henry Lord Gay, 1844~1921). 이 건물은 샌디에이고 시 사적지로 1978년에 등록됐다.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사는 1888년에 설립됐으며, 샌디에이고 시 기록에 따르면 회사 소유주였던 버나드와 조지 맥켄지(Bernard/George McKenzie) 형제가 당시 돈 $6만 달러를 들여 지었다. 웨스턴 메탈 사는 이후 80년간 영업을 하면서 이 건물을 소유했지만, 1975년 경영난으로 결국 부도가 나면서 이 건물은 경매로 나왔다.
현재의 펫코 파크(Petco Park)는 샌디에이고 볼파크 사에서 건립을 시작했으며, 설계는 클라크 건설사와 로엘(ROEL) 건설사, 그리고 더글러스 반하트(Douglas E. Barnhart)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총 건설비용은 $4억 5천만 달러였으며, 비용은 민-관이 공동으로 부담해 샌디에이고 시 개발주식회사와 샌디에이고 재건국에서 일부 비용을 책임졌다.
원래 이 구장은 2002년을 목표로 건설에 돌입했으며, 당초 구장에 붙은 이름은 후원사를 따라 퀄컴(Qualcomm) 스타디움으로 정해졌다. 이 구장은 지역 야구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San Diego Padres)가 홈 구장으로 지정했다. 당초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은 건립 당시 구장 주요 후원업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름을 퀄컴 스타디움으로 정했으나, 2004년 퀄컴이 후원에서 빠지고 애완용품 공급업체인 펫코(Petco)가 $6천만 달러로 2027년까지 후원사로 대신 계약을 맺으면서 구장명도 "펫코 파크"로 바뀌었다.
한편 구장 건립이 시작된 후 한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당초 계획 상으로는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사 건물을 밀어버리고 구장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이 건물은 앞서 언급했듯이 1975년 샌디에이고 시 사적지로 지정된 건물이었다. 특히 건물 보존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이 건물을 밀어버리고 구장을 지으려던 계획은 큰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수년 간의 협의 때문에 공사가 지연됐으며, 협상 결과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구장 설계에 녹여 넣기로 결정됐다.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빌딩은 야구 규정에 따라 개수되었으며, 야구 규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형태로 약간의 개보수가 진행됐다.
결국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건물은 외야 관중석의 일부가 되었는데, 이 때문에 만들어진 규정도 흥미롭다. 홈 플레이트로부터 102m 떨어진 건물의 왼쪽 코너는 파울 폴(Foul pole)로 인정된다. 즉, 타수가 공을 때린 것이 건물 왼쪽 외벽에 맞으면 파울이지만 오른쪽 넓은 면에 맞으면 홈런으로 인정된다. 구장이 개관한 이래 10년 넘게 아무도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사 건물 지붕에 홈런볼을 때려넣지 못했으나, 2016년 9월, 당시 파드레스 소속 신인 선수였던 헌터 렌프로(Hunter Renfroe, 1992~)가 LA 다저스(Dodgers)와 경기 중 132m 홈런을 때리면서 처음으로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사 지붕에 공을 꽂았다.
이 건물의 상층부는 "더 레일(The Rail)"이라 불리며, 보스턴 구장의 그린 몬스터(Green Monster) 좌석처럼 펍(pub) 형태로 꾸며져 음식 등을 팔고 있다. 이 공간은 구장에서 가장 싼 입장료를 받으며, 지정좌석이 있긴 하나 그냥 걸어들어가 음식을 즐기면서 구경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 웨스턴 메탈 서플라이 빌딩은 역사 유적을 현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보존한 좋은 예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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