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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도 운용한 일본의 수상정찰기, 아이치(愛知) E13A 영식수상정찰기

라마막 2022. 12. 2. 16:33

미 육군 제 41보병사단 186 연대전투단(RCT: Regimental Combat Team) 소속 병사와 미 해군 중형상륙함(LSM: Landing Ship Medium) 수병들이 격추된 일본 해군 소속 아이치(愛知) E13A 영식 수상정찰기(零式水上偵察機: 미 해군 코드네임 "제이크[Jake]")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제이크"는 일본 해군의 장거리 해상 정찰기이며, 이 기체는 1945년 2월 28일,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에 미 지상군의 최초 상륙을 저지하던 중 격추됐다.
 
단발엔진의 쌍부자(雙浮子: twin-float) 수상기인 영식 수상정찰기는 일본 해군의 주력 항공기였다. 전쟁기간 중 총 1,418대가 양산됐으며, 일본군이 보유한 대부분의 항공기가 그랬듯 2차세계대전 태평양 전쟁의 종장부에 상당 수가 가미가제(神風) 돌격기로 활용됐다.
 
: 아이치 기계공업사가 제작한 정찰용 수상기. 1939년 중순에 초도 비행에 성공한 뒤 1941년부터 일본 해군에 실전 배치됐으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418대가 양산됐다. 최대 3명이 탑승하여 각각 조종사, 무장사, 후방 기총수 역할을 맡았으며 250kg까지 폭탄을 탑재할 수 있었다.
 
일본 해군은 영식수상정찰기를 주로 수상기모함(水上機母艦: Seaplane tender)과 순양함에 탑재하여 활용했으며, 1941년 12월 진주만 공습 때에도 가장 먼저 출격하여 태평양함대의 위치와 대응 수위를 살펴보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산호해 해전과 미드웨이 전투에도 투입되어 미 해군을 상대로 격전을 벌였다.
 
사실 항공기 자체는 원래 정찰기 용도로 제작했으나, 비교적 수작으로 제작한 항공기였기 때문에 일본 해군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했다. 영식수상정찰기는 전투기 뿐 아니라 해안 정찰, 대함 공격, 연락임무, 장교 수송, 원양 조난인원 구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고, 앞서 말했듯 마지막에는 가미가제 돌격 임무까지 맡아야 했다.
 
특이한 것은 말라야(오늘날의 말레이시아 반도) 페낭(Penang)에 기지를 운용했던 나치 독일이 아이치 E13A 한 대를 일본으로부터 구입하여 두 대의 아라도(Arado) AR 196 수상정찰기와 함께 운용했다. 이 세 대의 기체는 독일군 동아시아 해군 특수임무단이 되어 이 지역으로 이동하는 독일군 U-보트 주축의 몬순 단(Monsun Gruppe) 지원과 지역 내 일본 해군 작전 보조 임무를 수행했다.
 
2차 세계대전 후인 1차 인도차이나 전쟁(1945~1947) 때에는 프랑스 해군 항공대가 총 8대의 E13A를 인수하여 운용했으며, 일부 기체는 왕립 태국 해군 항공대가 일부 운용한 기록이 있다. 뉴질랜드 군도 한 대의 E13A를 노획하여 왕립 뉴질랜드 공군용으로 재도색하여 남태평양 지역에서 운용했으나, 수상 부양 중 물이 새 가라앉자 수리를 포기하고 폐기했다. 한편 전쟁 후 중화인민공화국의 인민해방군 공군 또한 창군 초기에 일본군으로부터 노획한 기체를 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체의 대부분인 1,237대는 후쿠오카에 있던 규슈 비행기(九州飛行機) 주식회사가 제작했으며, 133대는 시계 제조업체인 아이치 현의 아이치 시계전기(愛知時計電機) 사가 제작했다. 잔여 48대는 구레(吳)에 있던 일본 제 11 해군 조병창이 제작했으나, 1945년 5월 5일 미군 B-29의 대대적인 폭격으로 시설이 거의 소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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