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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상식사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의 탄생 이야기

라마막 2022. 12. 20. 19:52

소니가 출시한 최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1".

1994년 12월 3일, 가정용 게임기 역사의 새 지평을 연 소니(Sony)사의 대표작,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이 출시됐다.

이미 소니 사는 1986년 닌텐도(Nintendo)사와 합자회사를 열면서 게임기 공동개발을 시도했었다. 당시 닌텐도는 자체 제작한 가정용 게임기(NES: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를 출시한 상태였으며 "롬팩(Rompack)"을 주요 저장매체로 채택했다. 닌텐도는 이 기기에 CD를 베이스로 한 저장매체를 추가하기 위해 소니에게 공동개발을 제안하며 'SNES-CD'라는 가칭으로 사업이 시작됐었다.

당시 닌텐도가 소니에게 이 사업을 제안했던 이유는 훗날 "플레이 스테이션의 아버지"라 불리게 된 쿠타라기 겐(久夛良木 健) 때문이었다. 그는 닌텐도의 제안을 받고 곧장 공동작업에 들어갔는데, 이게 소니 수뇌부에 제대로 전달 안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쿠타라기는 소니에서 해고당할 위기까지 몰렸었다. 사업은 중기까지 진행됐으나 결과적으로는 닌텐도 측이 사업을 취소하면서 닌텐도-소니의 밀월관계는 깨졌고, 소니는 이 과정까지 쌓은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콘솔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플레이 스테이션(Play Station)"은 1991년 CES에서 첫 선을 보였다. 소니를 파트너로 보고 있던 닌텐도는 이 상황에 이르자 "친구가 적으로" 돌아선 것을 깨달았고, 기존 소니 쪽과 체결된 모든 계약을 취소한 후 새 파트너로 필립스(Philips)사를 선택한 뒤 "기존 소니와 공동개발했던 모든 사업은 전면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닌텐도가 시장 선점을 한 상황에서 콘솔을 내놓을 경우, 게임의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어디서 공급받느냐였다. 이에 소니는 게임 타이틀사인 세가(SEGA)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자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적인 문제 때문에 소니는 기존 닌텐도와 공동개발했던 프로젝트를 활용하려 했는데, 이 때문에 닌텐도는 소니를 상대로 "플레이 스테이션" 상호권 자체를 닌텐도가 소유해야 한다는 소송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소니는 최초 버전의 콘솔을 출시했으나 소송문제 등으로 오직 200대 가량만 출시했을 뿐이다.

1992년, 닌텐도와 소니는 "플레이 스테이션" 기기에 SNES용 연결 포트를 하나 설치하고, 닌텐도가 '플레이 스테이션'의 권리와 이익 대부분을 보유하며, 닌텐도는 소니가 제작한 오디오칩을 계속 공급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1993년부터 소니는 기존 사업을 다 갈아엎고 처음부터 "플레이스테이션"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으며, 이 "신(新) 플레이 스테이션" 프로젝트에서는 당연히 닌텐도 NES용 포트를 제거해버리고 상표권 소송을 피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단어 사이에 한 칸을 빼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으로 등록했다. 이로써 그간 소니의 발목을 잡아온 닌텐도의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졌다.

 

닌텐도와 협업을 깨고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시리즈는 이후 대성공을 거두며 메이저급 콘솔 게임기로 자리 잡았다.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플레이스테이션, 통칭 "PS" 시리즈는 2D 게임과 3D 게임 중 어디에 포커스를 둬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이는 앞서 출시됐던 타사 게임들의 실패와 성공을 목격하면서 시작된 결과였다. 하지만 PS는 최종적으로 3D 쪽에 포커스를 두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세가 사가 3D 폴리곤 게임으로 출시한 "버철 파이터(Virtua Fighter)"가 대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PS 시리즈는 1994년 일본, 1995년 북미 지역에서 처음 출시됐으며, 일본에서는 출시하자마자 200만 대가 팔려나가며 대성공을 알렸다. 특히 초창기 "시그니처 타이틀" 역할을 한 <배틀아리나 투신전(バトルアリーナ闘神伝)>, <워호크>, <에어컴뱃>, <릿지 레이서> 시리즈 등의 공훈이 컸다. 특히 초창기 PS 진영에 참가한 남코(Namco)사의 타이틀은 거의 다 속편작이 출시됐을 정도로 대부분의 타이틀이 성공했다. PS의 성공은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게이츠 회장에게도 영향을 주어 MS가 "엑스박스(XBox)" 시리즈로 3D 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PS는 특히 독특한 게임패드의 버튼을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했으며, 초창기 슬로건으로 <당신의 세상에서 살고, 우리의 세상에서 게임하세요 (Live in your world. Play in ours)>를 채택했다.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는 2, 3, 4와 포터블용인 PSP(PlayStation Portable), PSP Vita까지 출시됐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쳤으며, 정교한 그래픽과 속도로 대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기기는 한 때 "개조할 경우 유도 미사일 콘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첨단기기의 결정체로 인정받는다. 플레이스테이션 1의 최고 히트작은 <그란투리스모>로 천 만 카피를 판매했고, PS2는 <GTA: 산 안드레아스(1,700만 카피)>를, PS3는 <GTA V (2천만 카피)>를 팔며 시장을 계속 확장하는 중이다. 플레이스테이션 4는 2013년에 출시되었으며, 가장 최신작인 플레이스테이션 5는 2019년에 출시되어 2021년 7월까지 1천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플레이스테이션 패밀리의 최신작, '플레이스테이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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