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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2차세계대전사

[1941. 5. 20] 크레타 전투에 최초로 공정부대를 전장에 투입한 독일군

라마막 2023. 5. 20. 08:19

1941년 5월 20일 오전 8시, 융커스(Junkers) Ju-52 병력수송기에 탑승한 독일 공정부대원들과 글라이더로 날아온 750명의 병력이 크레타(Crete) 섬의 수다 만과 말레메 활주로로 습격해왔다. 이들은 우선 활주로 인근 강둑에 교두보를 확보한 후 진지를 구축했다. 독일군 제2파는 그날 오후 16시 15분과 17시 30분 경에 다른 활주로 두 곳으로 강하했다. 그 과정에서 1,850명의 독일 공정병들이 하늘 위에서, 혹은 땅에 착지한 후 연합군 병력 및 무장한 크레타 민간인들에게 학살당했으며, 부상자는 헤아릴 수도 없었다.

독일의 프라이베르크(Freyberg) 장군은 전세를 잘못 읽고 있었으므로 추후 실시할 대규모 상륙작전을 고려해 야포전력과 예비대 투입을 거부하다가 피해를 키웠다. 말레메 활주로를 차지하기 위해 쌍방이 밤동안 대난전을 벌이는 동안 뉴질랜드 군은 오전에 다시 공세를 실시하기위해 퇴거하여 재편에 들어갔으나 증원은 오지 않았다. 밤사이 왕립해군의 HMS 저비스(Jervis) 함과 나이잠(Nizam) 함은 독일 점령 하의 카르파토스 섬 활주로를 향해 포격을 실시해 최대한 독일 공군의 공습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했으며, 독일군의 입지는 계속 좁아졌다.

이날 독일군의 공정병들은 처절하게 학살됐다. 대부분은 땅에 발을 디뎌보기도 전에 사살당했으며, 낙하 무게를 고려해 대부분 권총이나 경무장 상태로 강하했으므로 땅에 내려온들 제대로 저항하기 어려웠다. 물론 기관총도 있었으나 이는 별도 낙하산에 매단 컨테이너에 들어있어 땅에 내려온 이들은 낙하산을 걷어내고 포화 속에서 컨테이너를 뒤져야했다.

비록 독일은 이날 공정부대의 처절한 패배로 공정부대의 가능성에 기대를 접었지만, 오히려 연합군이 이 '하늘의 부대'의 가능성에 주목해 전쟁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된다. 비록 투입병력 대비 생존병력이 적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적지 한 가운데나 후방에 갑자기 대량의 아군 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병사들은 독일 제 7 팔슈름예거 사단 3 연대 3대대 소속 강하병들로, 이들은 그래도 무사히 땅에 안착하여 소총까지 찾아 무장에 성공한 행운아들이었다. 이들은 낙하 후 다음 목표점을 바라보면서 공세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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