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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 5. 15] 항복하는 독일의 유보트를 감시하는 미군 최초의 제식 헬리콥터

라마막 2023. 5. 17. 14:25

1945515, 미 해군이 독일의 U-858함을 나포한 직후 촬영한 사진. 이미 해당 함의 함장은 4일 전에 항복 의사를 밝혔으며, 항복을 수리한 미 해군은 계속 전진 항해하여 미국 델라웨어 주 포트 마일스(Fort Miles, DE)까지 이동하도록 명령했다.

사진은 포트 마일스에 도착한 후 독일 승조원들이 하선하고 미 해군 수병들이 함을 인수하는 모습이며, 상공에서는 미군의 HNS-I 헬리콥터가 인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 헬리콥터는 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편제장비로 도입한 헬리콥터이다.

: HNS-I 헬리콥터는 시콜스키(Sikorsky,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한 헬리콥터로, 처음 제작 목적은 항공기 조종사 훈련 용도였다. 복좌식으로 설계된 이 초창기 형태의 헬기는 이고르 시코르스키(Igor Sikorsky, 1889~1972) 본인이 직접 설계했다.

최초 시코르스키는 단좌식에 3엽 로터를 장착한 YR-4를 납품하려 했으나, 수송량이 작았기 때문에 해군이 채택을 기피해 다시 복좌형으로 개조했다. 이렇게 납품된 HNS-I"R-4"라는 제식명칭으로 채택됐으며, 미 해군 뿐 아니라 미 육군항공대, 미 해안수비대(USCG), 영국 왕립공군, 그리고 왕립해군까지 도입했다.

초도비행은 19421월에 실시했으며, 194315일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특히 미 해군은 19441월에 터너(USS Turner, DD-648) 함 폭발사건 후 구조용 헬기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R-4를 도입했으며, 주로 헬기에 간단한 구명튜브와 수혈용 혈액을 채워넣고 이동시켰다.

"헬리콥터"는 주로 중국-인도-버마 전선에서 사용됐으며, 대부분 구조용도로만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이후 헬기의 유용성이 증명되자 일부 함정이 탑재를 시킨 후 배들 간 이동, 혹은 배와 항구까지 긴급하게 물자/인원 이동이 필요할 때 사용했으며, 전쟁 말엽이 되면서부터는 의무 후송(MEDIEVAC) 용도로도 활용됐다.

하지만 이 시기의 헬기는 아직 응용 범위가 넓지 않았다. 우선 날리기가 굉장히 힘든 항공기였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헬기 로터는 철 골조에 목재 날개를 달아 만들었으며, 그 위에 천을 씌운 후 간단하게 코팅을 한 형태였다. 그러다 보니 날개 간 진동 주기가 달라 동체가 심하게 흔들렸고, 엔진 역시 안정이 되지 않아 진동을 더했다. 또한 아직 로터 속도를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으므로 조종사는 계속 엔진 스로틀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항공기를 통제해야 했다. <시카고 트리뷴>지에 실린 한 조종사의 경험담에 따르면, "조종간은 대망치처럼 흔들려 대서 조종사는 이걸 꽉 붙잡고 있느라 고생해야 한다. 몇 분이라도 긴장을 놓쳤다간 항공기가 통제력을 잃고 만다. 고정익기 조종사들은 농담으로 '헬기 조종사는 척 보면 안다'고들 말한다.... 왜냐면 항상 손을 떨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헬기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6.25 전쟁 시기부터 제대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군용 장비의 일부가 된 것은 재료와 항공기 제조 기술이 더 나아진 베트남 전쟁 시기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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