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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이스라엘 국방군의 해외 '인도적 구호작전' 파병과 예비군 활용

라마막 2023. 2. 8. 19:52

터키 지진 구호작업에 파견된 이스라엘 방위군. 사실 이스라엘-터키 관계는 원래 친미 우방으로 사이가 계속 좋다가 2000년대 말, 에르도안이 총리할 때부터 급랭해 지금도 데면데면하다.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구호를 위해 파병하겠다니 터키도 받아들인 듯. 하려는 이야긴 터키-이스라엘 관계가 아니고 이 이스라엘의 '유일한' 해외파병 케이스다.

잘 알다시피, 이스라엘 역시 해외 파병같은거 하고 다닐 입장이 아니다. 상설병이래야 십만 명 남짓이고, 적은 시리아-이란-레바논을 주축으로 한 아랍계 국가 대부분이기 때문. 그나마 몇 십년 지나면서 상황이 좀 나아졌다면, 일단 이집트와 요르단은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수교 후 미국 중재로 우방국이 됐고, 얼마 전 이해관계가 맞은 UAE도 2020년에 수교 후 우방으로 돌아섰다. 이라크도 웬수였으나 테러와의 전쟁 후의 신생 이라크는 이스라엘과 '좀 나은' 관계고, 사우디는 원래부터 이스라엘과 '둘이 그냥 서로 지구상에 없는 셈 칩시다'였으나 수년 전부터 공동의 적으로 이란이 떠오르자 물밑으로 접촉하는 등 관계가 개선 중이다.

마지막은 시리아인데, 아시다시피 알 아사드 정권 때문에 '아랍의 봄'이 촉발되면서 내전상태가 되어 지들끼리 안으로 머리 터지게 싸우는 상황이라 부담이 줄었다. 오죽하면 시리아가  원래 역내 기갑전력 최강국이었는데 개털이 됐을 정도겠나. 즉, 이스라엘 입장에선 이런 태평성대(!!)가 일찌기 없었다.

그래서인진 모르겠는데, 이 '여유없는' 군대인 이스라엘도 2010년대 초반부터 모처럼 해외파병을 시작했는데 - 어디까지나 인도적 지원작전에 국한됐지만, 첫 파병지는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이었다.

예비군 활용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스라엘은 파병 결정 후 현역자원 중에 파병인원을 고른게 아니라, 예비군 중에서 선발했다. 활동의 성격상 대부분 군의관 중에서 지원을 받았다는데, 이때 우리라면 예상하기 힘든 반응이 나왔다.

그렇다. 지원자가 미어터져 선착순 순번으로 받고 끊었댄다. 의사들이 뭐가 아쉬워 파병을 지원했는고 하니, 이유는 이렇다. 일단 파병기간 중 급여의 반은 이스라엘 국방군이 책임지고, 나머지 반은 소속 단체(즉, 병원)에서 책임지게 되어 있다. 그러니 일단 경제적으로 손해는 없는 상태에서 '파병'간다고 하면 반 휴가 비슷하게 잠시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있고, 또 인도적 구호작전에 참가하는건데 간만에 해외에서 좋은 일 좀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필리핀 구호단을 꾸리자 이 몸값 비싼 의사선생님들이 줄을 지어 지원해 해외파병을 떠났다.

미국도 직장 예비군 형태는 급여 반을 군이, 나머지 반은 소속 단체(기업)가 책임지며, 1년에 한 달인가만 훈련 참가 의무가 있고 진급이니 뭐니 다 현역과 똑같이 실시한다. 심지어 이렇게 진급해 장성까지도 올라간다. 회사는 이런 인력을 채용하면 세금 혜택 등이 돌아온다.

한국이 요새 이 시스템을 비슷하게 도입하긴 했는데...예전에 살펴본 바로는 (꽤 자주 그러듯) 애매하게 시스템을 가져온데다 뒷받침할 입법이 되어 있지 않아 다소 유명무실한 것 같다. 가장 문제는 직장 예비군을 간다고 하면 회사에서 1년 중 며칠은 양해를 해줘야 시스템이 굴러가는데, 회사가 이들을 봐줄 이유가 없으니 애당초 훈련참가부터 문제가 된다. 예비군 진급은 심지어 현재 인사법에서는 "예비군 상태에서 한 번만" 진급할 수 있도록 못박혀 있다.

유사시에 기대야 하는건 사실 42만까지도 숫자가 떨어지려 하는 상설병이 아니라 250~300만을 헤아리는 예비군이다. 예비군이 중요하다고 여기저기서 말들은 한다만...글쎄다. 95년인가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예비군 응소율이 30% 미만이었다던데, 그 이후에 시스템을 개선했다곤 한다만 또 비슷한 이유로 불러들이면 이번엔 몇 %나 나올까 의문이다.

#예비군 #이스라엘국방군 #IDF #해외파병 #인도적구호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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