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오늘의 역사

사진과 함께 살펴보는 세계 속 이야기

냉전 48

[1948] 네 남매를 '팔기 위해' 내놓은 시카고의 어느 가족

1948년, 미국 시카고에서 촬영된 유명한 사진. 네 남매를 계단에 앉힌 엄마가 고개를 돌리고 있고, 그 옆의 거대한 팻말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네 명의 아이들을 팝니다. 자세한 건 안에서 문의해 주세요." 실제로 이 사진은 진짜였고, 아이들은 정말 "팔려고" 내놓은 것이었다. 아버지인 40세의 레이 찰리푹스 (RayChalifoux)와 엄마인 24세의 루실(Lucille)은 둘 다 직장이 없었으며,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집세가 밀려 집에서도 쫓겨날 처지에 있었다. 물론 실제로 이 "네 명의 아이들을 팝니다"라는 팻말은 최소 당시에는 진심이 아니라 '우리를 도와달라'는 외침에 가까웠다. 이 파격적인(!) 팻말과 아이들 사진은 이들의 사정과 함께 곧 지역 신문에 실렸고, 곧 전국 언론사..

현대사 2023.10.12

[1973. 8. 23] '스톡홀름 신드롬'을 낳은 노르말름스토리 강도사건 발생

1973년 8월 23일~28일간 스웨덴의 스톡홀름 시 시내에서 벌어진 노르말름스토리(Norrmalmstorg) 강도사건 중 언론사가 촬영한 스웨덴 경찰 저격수의 모습. 이 실패한 은행 강도 사건은 인질극으로 이어졌고, 인질들의 독특한 행동 양식 때문에 훗날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이라는 용어의 기원이 되었다. 스톡홀름 신드롬은 인질이 억류 과정에서 납치범과 정신적으로 강력한 유대감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강도사건에서 인질들은 납치범과 강력한 유대감을 갖게 된 나머지, 이들을 보호하고자 나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질은 사실 인질범을 강하게 신뢰한 것 보다는 경찰이 인질의 목숨을 최우선으로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나선 경향이 강했다. 스웨덴 경찰은 결국 사..

현대사 2023.08.23

[1949. 6] 록히드, 제트기 시대를 위해 준비한 XF-90 개발

1940년대 말, 미 공군은 새로운 항공시대에 대비해 장거리 돌파용 폭격기를 호위할 에스코트용 전투기 개발을 요청했다. 제트엔진이 처음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항공기술은 순식간에 발전했고, 이에 따라 록히드는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미 공군의 요구에 부응할 XP-90(개발 중 제식번호를 재지정해 XF-90으로 변경)을 내놓았다. 이 기체는 록히드가 앞서 개발한 P-80에 바탕하여 전투기 개발의 명가 스컹크웍스(Skunk Works)가 내놓은 현대적인 초고속 제트기였다. XF-90은 록히드의 이전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긴 했으나, 실질적인 알맹이는 완전히 새로운 기체였다. 이렇게 제작된 XF-90 시제기 두 대는 모두 저출력으로 악명높던 웨스팅하우스 사의 J34 엔진을 장착했다. 그나마 2번기에는 애프터버너..

무기체계 2023.08.03

[1970. 7. 31] 왕립해군, 230년 역사의 '보급 럼주' 배급 중단

1970년 7월 31일, 영국 왕립해군의 유구한 전통(?) 중 하나였던 일일 럼주 배급이 230년의 역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왕립 해군은 이 날 전군에게 마지막 배급분의 럼주를 하달했으며, 영국 왕립해군 수병들은 이 날을 '블랙 톳 데이(Black Tot Day)'라고 명명한 후 가짜 장례식을 치른 후 팔에 검은 완장을 두르고 다녔다. 한편 같은 영연방군 소속인 왕립 뉴질랜드 해군은 이 일일 럼주 배급("데일리 톳")을 1990년까지 실시했다. : 문헌 상의 기록에 따르면, 왕립 해군이 처음으로 수병들에게 술을 배급했던 것은 17세기 경이다. 당시 해군은 약 4리터 가량의 맥주를 지급했으나, 당시 배급하는 술은 알콜 농도가 높지 않은 1% 수준에 불과했다. 영국군은 힘든 뱃 일을 하면서 병사들의 사기..

현대사 2023.08.01

[1959. 7. 26] 사출 후 폭풍 뇌우 속을 헤치며 살아남은 조종사

1959년 7월 26일, 미 해병대의 윌리엄 랭킨(William Rankin 1920~2009) 중령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구름 속을 F-8 크루세이더(Crusader)로 비행하던 중 고도 47,000피트(약 14.3km)에서 사출해 추락했다. 그는 5분동안 자유낙하를 하다가 고도 약 1만 피트(약 3km)에서 낙하산이 겨우 개방됐다. 이후 그는 35분동안 천둥벼락이 계속 치는 폭풍우 속에서 이리저리 쓸려다녔다. 심지어 이 35분간 엄청난 폭우가 그의 얼굴로 쏟아졌으므로 그는 익사하지 않기 위해 수영하듯 계속 반복적으로 숨을 참았다. 그 과정에서 동상을 입었으며, 급격한 기압 저하 속에서 고통 받았다. 다행히도 그는 구름에서 벗어나면서 울창한 삼림지대로 안착하면서 살아남았다. 그는 훗날 이 날의 경험을 토..

현대사 2023.07.29

[1988. 7. 3] 미 해군 순양함, 이란 민항기를 오인 격추

1988년 7월 3일, 미 해군 함정이 실수로 66명의 아이를 포함한 290명의 승객이 탑승한 여객기를 격추한 뒤 격추지점에서 오열하고 있는 이란 여성의 모습. 이 날 이란 항공 발 655편은 테헤란에서 이륙해 반다르 아바스를 거쳐 두바이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륙 직후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 함(USS Vincennes, CG-49)이 쏜 두 발의 SM-2MR 함대공 미사일에 격추당하고 말았다. 이 당시는 아직 이란-이라크 전쟁이 진행 중이었으며, 오인 요격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의견이 분분하다. 미 측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빈센스 함은 레이더에 잡힌 에어버스 여객기를 빈센스로 다가오는 F-14A 톰캣(=알리캣)으로 오인했다고 한다. 당시 이란은 미국이 1970년대에 개발해 팔레비 정..

현대사 2023.07.26

[1955. 4. 18] 앨버트 아인슈타인 박사, 스스로 생을 마감하다

1948년, 당시 69세이던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박사는 복부 대동맥류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을 결정했을 때 이미 상태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라 집도를 맡은 의사는 아인슈타인 박사의 혈관을 셀로판 비닐로 감아 더 이상 팽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이상 더 손댈 수가 없었다. 이미 3백만 건 이상의 분석결과가 쌓여있는 복부 대동맥류는 흡연이 가장 큰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부 대동맥류가 나타난 이의 80% 이상이 대량 흡연자, 흔히 말하는 '골초'이다. 아인슈타인의 수술을 마친 의사는 박사의 건강이 안 좋으니 금연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으나, 아인슈타인 박사는 수술 후 회복되어 병원을 나서자마자 의사의 말 따윈 상관도 안한다는 듯..

현대사 2023.07.25

[1980.7.19] '반쪽의 올림픽' 모스크바 올림픽 개막

1980년 7월 19일, 소련 모스크바에서 하계 올림픽이 개최됐다. 모스크바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논란이 된 대회로, 냉전이 한창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하면서 미국 주도로 보이콧이 이루어져 66개국이 공식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서유럽 국가 일부는 개인자격의 참가까지는 막지 않았으므로 이들 일부 선수는 자국기 대신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깃발을 달고 참가했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총 80개국, 그나마도 주로 공산권 국가만 참가해 사실상 반쪽이 된 모스크바 올림픽은 1956년 대회 이래 최소국가 참가 기록을 세웠다. 소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984년 올림픽 개최지로 미국 로스 앤젤레스가 선정되자 공산권 국가에 보이콧을 이끌어 마찬가지의 반쪽 대회를 만들었다. 아이러니 하..

현대사 2023.07.20

[1908. 7. 8] 미국 굴지의 재벌집안 출신 부통령, 넬슨 록펠러 출생

포드(Ford)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넬슨 록펠러(Nelson Aldrich Rockefeller, 1908~1979)의 초상화. 그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꼽는) 최대의 갑부 가문인 록펠러 가문 출신으로, 원래 가업을 이어 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다트머스(Dartmouth)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체이스 은행(Chase Bank: 현재의 J.P. 모건 체이스)과 스탠다드 오일(Standard Oil) 주식회사에서 임원을 지냈다. 넬슨 록펠러는 1930년 메리 토드헌터 클라크(Mary Todhunter Clark Rockefeller, 1907~1999)와 결혼했으며, 그녀로부터 다섯 자녀를 얻었다. 그는 비즈니스 계에서 다양한 직위를 거쳤으며, 1950년 국제 개발 자문위원회(Internat..

현대사 2023.07.17

[1998. 6. 30] '무명의 용사'로 오인받은 미군 조종사, 이름을 되찾다

1972년, 베트남 공화국군(ARVN: Army of the Republic of Vietnam) 정찰대가 미군 A37 지상 공격기 추락 지점을 정찰하던 중 시신 일부를 수거해 미군에 전달했다. 당시 베트남 공화국 군은 해당 지점에서 미군의 신분증, 군번 줄, 가족 사진이 들어있는 지갑, 조종복과 권총집 일부를 함께 수거해왔으며, 당시 신분증에는 마이클 블라시에(Michael Blassie) 미 공군 중위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당시 베트남으로부터 이 물건들을 인수받은 윌리엄 파넬(William Parnell) 대위는 이 물건들을 군번줄로 감아 플라스틱 박스에 넣은 후 태국에 설치한 미 수색회복본부로 넘겼으며, 다시 이 물건들은 하와이에 위치한 미 육군 중앙 신원확인 연구소(US Army Cen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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